"봉쇄조치로 수익 감소한 조직 간 충돌 거세져"
코로나19에도 줄지 않는 멕시코 살인…"마약조직 영역다툼 가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로 세계 곳곳에서 강력범죄가 줄었지만, 멕시코에선 살인 건수가 오히려 늘고 있다.

봉쇄 조치로 멕시코 마약 조직들의 '사업'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영역 다툼이 더 치열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멕시코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멕시코 살인 건수는 3천78건으로, 2월보다 8%가량 늘었다.

2018년 6월(3천158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살인이 일어난 달이며, 2018년 12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취임 후 가장 많은 살인사건이 발생한 달로 기록됐다.

격리가 본격화한 4월 들어서도 살인사건은 줄지 않았다.

지난 20일 하루에만 올해 들어 가장 많은 114건의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19일 105건 기록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멕시코는 연방 정부 차원의 강제 외출 제한은 없이 주민들에게 자택에 머물라고 권고하고 있는데 거리에 인적이 줄어도 강력범죄는 전혀 줄지 않은 것이다.

격리 조치 후 강력범죄가 줄어든 엘살바도르,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다른 나라의 사례와도 대조적이다.

이는 코로나19로 더욱 치열해진 마약 조직의 영역 다툼 때문이라고 전문가는 말한다.

멕시코 몬테레이공과대의 공공 치안 전문가인 후안 카를로스 몬테로 교수는 EFE통신에 "(마약 조직의) 수익이 줄어들면서 영역을 두고 전면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몬테로 교수에 따르면 미국과 멕시코 간의 비필수적인 육로 국경 이동이 막히면서 미국으로의 마약 밀수가 어려워졌고, 합성마약을 제조하기 위한 화학물질의 중국 수입도 막혀 마약 조직들이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멕시코 내에서 마약을 소규모로 유통하기도 까다로워지면서 수익이 급감하자 경쟁조직과의 마찰이 거세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3월 발생한 살인사건의 대부분은 마약범죄와 관련된 사건이다.

아울러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범죄를 줄이기 위해 창설한 국가방위대가 지난해엔 줄곧 국경 경비에 치중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의료진에 대한 공격을 막는 데 투입돼 정작 치안 유지를 위해선 많이 배치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고 EFE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