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 당국자 발언 인용 보도하며 주목…소식통발 '위중설 보도 주의' 경고도
미 전문가, 북한 오보사례 들며 "확실한 정보 필요"…일부 언론은 김여정 주목도
"김정은 정상생활 못할 수도"·"증거 없어"…미 보도 혼선 계속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두고 미국에서 당국자의 발언을 토대로 한 보도가 잇따르고 있으나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미 CNN방송은 21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의 신변과 관련한 논란을 보도하면서 미국의 국방 당국자를 인용, "미군의 평가는 현재 시점의 증거가 김 위원장이 정상생활을 할 수 없게 됐음을 시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방송은 전날 직접적 정보가 있다는 미 당국자를 인용,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놓여 있다는 첩보를 미국이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이날은 "김 위원장이 심각한 위험에 놓여 있음을 시사하는 첩보를 미국이 주시하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을 바꾸며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미 NBC방송은 같은 사안을 보도하면서 "한국 정부는 김정은이 위중하다는 설에 의구심을 제기했지만 미 당국자들은 심장 수술 후에 정상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NBC방송은 여러 미 당국자들을 인용, 김 위원장이 최근 심혈관 수술을 받아 며칠간 대중의 눈에서 벗어나 있었음을 미 정보기관 보고서가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정보가 김 위원장이 정상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당국자들을 인용해 설명했다.

미 폭스뉴스는 복수의 정보 소식통이 김 위원장의 위중설을 제기한 보도에 대해 주의를 촉구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공개적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관련 보도의 진위를 확인하기 어려운 특수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김 위원장의 상태가 어떤지 모른다면서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만 했다.

그는 "모두가 알다시피 북한은 정보 제공에 인색하고 리더에 대해서는 특히 그렇다"면서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김정은 정상생활 못할 수도"·"증거 없어"…미 보도 혼선 계속
미국의 대북 전문가들도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서는 확실한 정보가 파악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브루스 클링너 미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김정은과 그의 아버지 김정일, 할아버지 김일성의 건강에 대한 잘못된 보도가 많았다"면서 "확실한 정보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도 과거에도 북한 관련 보도가 금세 오보로 드러난 사례가 많아 북한 관련 속보에 회의적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만약 김 위원장이 사망할 경우 북한 내부에 무력충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권력다툼이 생길 수 있고 북한이 보유한 무기고를 볼 때 수백만의 인명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북한이 불량정권 중의 불량정권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안정적이길 바라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통신과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등 일부 미국 언론은 김 위원장 유고시 권력승계와 관련해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 주목하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김 제1부부장은 최근 정치국 후보위원에 복귀하는 등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 역할을 넘어 실질적 2인자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