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봉쇄전략 완화 추세…"앞으로 남반구 국가 상황 주시해야"
코로나19 안정세 속 해외유입 '지속'…"'2차 전파' 차단이 중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미 1천명을 넘은 해외유입 확진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 이들에 의한 2차 전파 차단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가 특정 국가가 아닌 전 세계에서 유행하고 있고, 그동안 '봉쇄전략'을 펼치던 국가들이 경제 위기 극복을 내세워 조금씩 일상으로 복귀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온 사람은 모두 자가격리를 하고 있지만, 일탈자가 발생해 가족이나 친구, 직장동료 등 '2차 전파'가 벌어지면 지역사회 감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21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해외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는 꾸준히 감소해 이달 13일 기준으로 하루 3천명 수준을 보였다.

입국자 자체가 줄면서 한때 하루 60명 넘게 발생하던 해외유입 사례는 최근 10명 내외로 감소했다.

최근 사흘간 신규 해외유입 사례는 18일 9명, 19일 5명, 20일 7명 등으로 한 자릿수를 유지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해외 입국자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나라가 다양한 입국제한 조치를 유지하더라도 다른 국가의 봉쇄정책이 풀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유럽 일부 국가들은 확진자 증가세가 정점을 찍은 뒤 꺾이자 이동제한 조치 등을 해제하고 있다.

독일은 면적 800㎡ 이하의 상점은 문을 열 수 있도록 했고, 5월 5일 이후부터 등교도 단계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스페인은 공공시설 운영, 상점 영업 제한 등의 조치를 점진적으로 완화하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의 코로나19 정책과 관련해 "각국에서 이동제한이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해 경제를 살려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안정세 속 해외유입 '지속'…"'2차 전파' 차단이 중요"
해외 입국자가 증가하면 해외유입 사례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단 이들은 지역사회 노출이 차단된 격리 대상자이기 때문에 방역에 큰 위협은 아니다.

문제는 자가격리 수칙을 어기고 무단 이탈하거나, 격리 장소에서 가족이나 지인과 접촉해 '2차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다.

해외 입국자와 달리 접촉자는 지역사회 활동에 별다른 제약이 없다.

접촉자는 증상이 없다면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하기 어렵다.

이런 무증상 감염 상태에서 회사에 출근하거나 종교활동을 하면 자칫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해외 입국자로 인한 2차 감염을 사전에 차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먼저 무단이탈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사전에 자가격리 수칙 준수가 중요하다는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

또 자가격리자가 다른 가족들과 독립적인 생활을 하기 어렵다면 시설격리를 고려해야 한다.

가족들이 숙박업체에 머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다.

해외유입 사례도 코로나19 유행 양상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에 위험지역에 대한 평가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그동안 국내 해외 유입 사례만 보더라도 1∼2월에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들어왔거나 다른 나라에서 우한을 방문했던 사람과 접촉한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2월 말에는 유럽을 방문한 확진자가 하나둘씩 발견됐고, 이들이 3월까지 해외유입 사례 대부분을 차지했다.

미국발 입국자도 3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이달부터는 해외유입 사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유럽·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전수검사를 시행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유행 상황 변화에 따라 시의적절하게 대응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컨대 코로나19와 같은 호흡기계 바이러스는 날씨가 추워지면 더 기승을 부리기 때문에 앞으로 겨울을 맞는 국가들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가 모든 국가에서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해외유입 사례는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며 "최근 유럽, 미국은 확진자 발생이 둔화하는 모양새지만, 날씨가 추워지는 남반구 국가에서는 확진자 발생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