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속 언론과 잦은 충돌…불리한 보도엔 "가짜언론" 적대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언론과 잦은 충돌을 빚고 있다.

미국이 코로나19의 최대 감염국가가 된 것과 맞물려 기자들의 비판적 질문이 나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며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는 것이다.

트럼프, 비판성 질문한 기자에 "타고난 머리가 없어" 인신공격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비판적인 주류 언론을 '가짜뉴스'라고 비난해온 행태가 하루 이틀 일은 아니지만 코로나19 사태 속에 충돌 빈도가 잦아지고 수위도 올라간 듯한 인상이다.

20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칭찬하는 월스트리트저널의 기고문을 낭독하고 "연방정부는 훌륭한 파트너"라고 말한 민주당 소속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의 동영상을 재생했다.

이에 제러미 다이아몬드 CNN방송 기자는 "오늘은 미국인 사망자가 4만명을 넘은 암울한 이정표를 세운 날인데 왜 대통령과 행정부를 칭찬하는 기고문을 읽고 영상을 트는지 설명해달라"며 "정말로 자축할 때인가"라고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하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을 한 사람들을 옹호하는 것이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다이아몬드 기자가 "좀 전에 재생하고 읽은 것은 당신과 행정부를 칭찬하는 것이었다"고 재차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 사람들은 당신 같은 가짜뉴스로 인해 절대적으로 비난받아 왔다"며 질문한 기자를 향해 "타고난 머리가 없다"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나는 미국 대통령 역사상 최악의, 가장 불공정한 언론 대우를 받으며 여기에 왔다.

사람들은 에이브러햄 링컨도 매우 나쁜 대우를 받았다고 말한다"며 자신을 링컨 대통령과 비교하기도 했다.

트럼프, 비판성 질문한 기자에 "타고난 머리가 없어" 인신공격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웨이자 장 CBS방송 기자가 2월에 수천 명이 참석하는 대선 유세를 개최하는 대신 바이러스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고 경고했어야 한다고 지적하자 미국이 어느 나라보다 먼저 중국인 입국 금지 조처를 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장 기자가 계속 문제 제기를 이어가자 "친절하고 편안하게 하라. 긴장을 풀어라", "목소리를 낮추라"며 "당신은 (나의) 훌륭한 판단에 매우 감사하다고 말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PBS 기자가 의료장비 관련 질문을 하자 자신은 해당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가 "착하게 굴어라", "협박하지 말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자신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무시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에는 "뉴욕타임스는 언론계의 수치"라며 "가짜뉴스는 국민의 적"이라고 적대감을 표시했다.

또 "언론이 중국 편이다", "정직한 미디어가 있다면 우리나라는 훨씬 위대한 곳이 됐을 것"이라며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한 언론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모욕적 언사를 들은 다이아몬드 기자는 자신의 트윗에 "대통령은 40분간 연단에 서있었지만 다수 발언은 대선 유세 때 말하는 것 같았다"며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관해 대중에게 업데이트하는 브리핑이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