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폐쇄·집회 금지 등 규정한 비상조치법 개정안 의결

이집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계속 확산하는 가운데 압델 파타 엘시시(65) 대통령의 권한이 확대된다.

19일(현지시간) 이집트투데이, 이집션스트리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집트 의회 입법위원회는 전날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비상조치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기존 비상조치법은 대통령이 테러 위협에 맞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데 개정안은 공중보건 사태에서도 각종 조처를 할 수 있는 내용이 추가됐다.

대통령은 새 비상조치법에 의해 학교, 공공기관 및 민영기관의 운영을 중단하거나 폐쇄할 수 있고 각종 회의나 집회를 금지할 수 있다.

또 대통령은 일부 물품의 수출을 금지하고 무역, 교통 등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비상조치법 개정안은 이집트 내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이집트 보건부는 18일 국내에서 코로나19 누적 감염자가 3천32명으로 하루 사이 188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집트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224명이다.

이집트 정부는 지난달 25일부터 야간 통행금지를 실시하는 등 코로나19 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 이집트 대통령 권한 법으로 강화
엘시시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이었던 2013년 7월 이집트의 첫 민선 대통령인 무함마드 무르시를 축출하고 이듬해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올랐다.

그는 2018년 3월 대통령 선거에서는 97%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작년 4월에는 대통령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늘리고 연임을 추가로 허용하는 헌법 개정안이 국민투표를 통과하면서 엘시시 대통령이 장기 집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또 엘시시 대통령은 2017년 4월부터 테러 문제 등을 이유로 국가비상사태를 유지하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HRW) 등 국제인권단체들은 그동안 엘시시 대통령이 이슬람 운동단체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야권 인사들을 탄압하고 권위주의적 통치를 펴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