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기본수칙 안지켜" 확인…보건당국이 고비에 방역차질 초래
미국 CDC '불량 검사장비' 굴욕…생산과정에 오염돼 오판 속출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를 위해 최전선에 나선 보건당국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불량 검사장비를 양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창궐사태 초기에 검사 역량이 크게 부족했던 데에 이런 실책이 영향을 줬다는 지적이 쏟아지면서 CDC의 권위가 적지 않게 훼손되는 모습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스테파니 카코모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CDC가 검사 장비를 제조할 때 자체 수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FDA는 코로나19 검사 장비를 생산한 애틀랜타 주 소재 CDC 산하 연구소 3곳 중 2곳에서 제조 수칙 위반 사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FDA는 연구원들이 연구소를 출입할 때 복장을 갈아입지 않거나, 코로나바이러스 샘플 검사와 검사 장비 분류를 같은 곳에서 진행하는 등 문제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허술한 관행 때문에 전국의 공중보건 연구소로 전달된 검사 장비 중 일부는 코로나바이러스에 오염돼 검사를 정확히 해내지 못했다고 FDA는 지적했다.

벤저민 헤인스 CDC 대변인은 현재 상황을 조사 중이며 불량품 생산이 "디자인이나 제조와 관련되거나 오염이 일어났을 수 있다"며 인정했다.

그는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품질 관리 조처를 주기적으로 한다"면서 "이번 경우에는 이 조처들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런 실태 때문에 코로나19 사태 초기 각 주(州)에 필요한 만큼의 검사 장비가 제공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스콧 베커 공중보건진단검사실협회(APHL) 이사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비극적이었다"며 "당시 우리는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었는데, 공중 보건 역사상 가장 중요한 시점에 가장 중요한 도구가 없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NYT는 CDC의 실패는 사태 초기 연방 정부의 준비 부족을 보여주며, 일부 주에서 봉쇄 조처를 해제하고 정상화에 시동을 거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다가온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