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판다 "상영금지가처분 취하…리틀빅픽쳐스와 합의"
리틀빅픽쳐스 "콘텐츠판다에 사과·감사드린다"
법정 공방에 공개가 보류됐던 영화 '사냥의 시간'이 마침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이 영화의 해외 판매사 콘텐츠판다는 16일 "해외 바이어들과의 재협상을 마친 후 상영금지가처분을 취하하고 넷플릭스를 통해 '사냥의 시간'을 공개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리틀빅픽처스와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사냥의 시간'은 지난 2월 26일 국내 개봉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고 결국 한국 영화 신작으로는 최초로 극장 개봉 없이 넷플릭스 독점 공개를 선택했다.

지난 10일 전 세계 190여개국에 공개 예정이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이 콘텐츠판다가 이 영화의 해외 배포와 관련해 배급사 리틀빅픽쳐스를 상대로 낸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영화의 해외 공개가 불가능하게 됐다.

리틀빅픽처스는 '천재지변' 등을 이유로 해외 판매 대행 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나 콘텐츠판다는 이미 30개국에 영화를 팔고 70여개국과 추가 계약을 앞둔 상황에서 "일방적인 계약 해지로 금전적 손해를 입은 것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 쌓아 올린 명성과 신뢰를 잃게 될 위기에 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이후 두 회사는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판다는 "영화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한 사례를 방지하고 국제영화계에서 한국 영화에 대한 신뢰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사냥의 시간' 구매 계약을 체결한 해외 30여 개국 영화사들과 합리적인 비용으로 원만한 합의를 끌어냈으며 이 모든 과정에서 콘텐츠판다에 대한 합당한 보상보다는 국제 분쟁을 예방하고 해외시장에 한국영화계가 합법적이고 상식적인 절차를 존중한다는 점을 알리는 데 우선순위를 뒀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리틀빅픽쳐스도 입장을 내고 합의에 이른 콘텐츠판다 측에 감사와 사과의 뜻을 전했다.

리틀빅픽쳐스는 "무리한 진행으로 '사냥의 시간'의 해외세일즈사로 1년여간 해외 판매에 크게 기여한 콘텐츠판다의 공로를 무시한 채 일방적인 해지통보를 했고 그 결과 해외 상영 금지라는 법원판결을 받았다"며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콘텐츠판다에 사과를 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 과정에서 보도자료 및 인터뷰 등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언급해 콘텐츠판다는 물론 모회사인 뉴의 기업가치를 훼손한 점에 대해 콘텐츠판다 임직원 여러분들에게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다수의 피해만큼은 막아야겠다는 취지에서 최선의 노력을 했지만, 협상은 매끄럽지 못했고 과정은 서툴렀다"며 "'사냥의 시간'이 다시 넷플릭스에 공개될 수 있도록 한국 영화산업을 위해 개별 바이어들과 신속하고 합리적인 협상은 물론 최소한의 비용으로 원만한 합의에 이르도록 배려한 콘텐츠판다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혼란과 혼선에 배급사로서 죄송함과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냥의 시간'만큼은 소중한 한국 영화로 봐달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사냥의 시간'은 조만간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 관객들에 공개될 예정이다.

아직 일정은 미정이다.

넷플릭스는 "기쁜 마음으로 소식을 접했다"며 "많은 분이 기다려주신 '사냥의 시간'을 전 세계 팬들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곧 새로운 날짜를 공유하겠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