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우리은행 일정 아직 못 잡아…농협은행은 면접전형 연기

취업준비생의 선망의 대상인 은행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상반기 채용 일정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필요한 인력을 뽑아야 하지만 대규모 지원자가 몰려 자칫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일이 벌어질 우려가 있어 채용 일정을 쉽사리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퍼진 이후 주요 은행 중에서 기업은행이 사실상 처음으로 상반기 신입행원 채용공고를 내고 채용에 나선다.

기업은행은 통상 2월 말·3월 초 채용공고를 내고 절차를 진행해왔는데 올해는 채용공고가 두달가량 늦어졌다.

이달 27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지원서를 접수하고, 6월 13일에는 필기시험을, 6월 말∼7월 초에 실기시험을 진행한다.

기업은행은 서류심사 문턱을 낮춰 최대한 많은 취업준비생이 필기시험을 볼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올해는 채용예정 인원(250명)의 50배수에 해당하는 1만2천500여명에게 필기시험 응시 기회를 줄 계획이다.

필기시험장 집단감염 우려에 은행권 상반기 공채 일정 고민
은행권이 코로나19 사태로 채용 계획을 수립하는 데 가장 애를 먹는 부분이 바로 이 필기시험이다.

대규모 인원이 한곳에 몰려 필기시험을 치르다 보면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토익처럼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시험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일이 반복되는 이유다.

그렇다고 은행들이 필기시험을 생략할 수도 없다.

은행권 채용비리 사태를 계기로 2018년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이 제정된 이후 필기시험이 사실상 의무화됐다.

기업은행의 필기시험일(6월 13일) 까지 두 달이라는 시간이 남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가능성도 있다.

기업은행은 그럼에도 최대한 많은 고사장을 확보해 수험자 간 거리를 넓게 해 필기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연초 채용을 시작했던 NH농협은행은 필기시험을 한차례 연기한 바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채용공고를 내고 올 1월 말 서류합격자를 발표한 뒤 2월 9일에 필기시험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당시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단계였으나 농협은행은 필기시험 날짜를 2주 늦췄다.

이후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번지자 면접전형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상반기 신입행원 채용 일정을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4월 12일에 채용공고를 냈다.

작년 기준으로 하면 상반기 채용이 늦어지고 있는 셈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 채용계획은 조만간 확정해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에 4월 25일 채용계획을 공지했다.

신한은행도 조만간 채용 계획을 세워야 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공채는 코로나19 관련 상황을 봐 가며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두 은행 모두 상반기 신입행원 공채를 하지 않는다.

국민은행은 통상 8월 말, 하나은행은 9월 말에 모집공고를 내고 그해 신입행원 채용 절차를 진행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