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5%에서 53%로 떨어져…교육청 방역지도 강화키로
"가정도 학원도 지쳤다" 부산 학원 휴원율 '뚝'
"고3 아이를 혼자 집에만 두기는 불안합니다.

". "아이 둘과 종일 집에서 지내면서 공부까지 시킨 지가 한 달이 넘어 이제는 너무 힘듭니다.

"
지난 11일 오후 부산도시철도 2호선 장산역 주변 학원가 일대.
학원이 밀집한 한 건물 앞에는 학원 차량이 서너대씩 줄을 서 있고 마스크를 낀 학생들이 한꺼번에 3∼4명씩 차를 타고 내렸다.

지난 12일 휴일 저녁 부산 남구 용호동 대단지 아파트 주변 한 학원 건물 앞에서도 수업을 마친 학생들을 데려가려는 학부모들의 차량이 줄지어 서 있었다.

강력한 학원 휴원 권고가 이뤄졌던 지난달에는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휴원했던 학원들이 다시 문을 열기 시작했다.

집에서 하는 공부에 한계를 느낀 학부모들도 자녀들을 학원에 보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고3 딸을 둔 부산 해운대에 사는 한 부모는 "친구들과 카톡에서 이야기해 보면 다들 4년제 대학이라도 보낼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라며 "다른 과목은 몰라도 수학은 이제 과외 학원에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2와 초등 6학년 자녀를 둔 김모 씨는 "나름대로 시간표에 따라 집에서 공부 시간을 지키고 있지만, 아이들이나 어른이나 너무 힘들다"며 "중2 아들은 지난주부터 영어, 수학 두 과목 단과학원에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가정도 학원도 지쳤다" 부산 학원 휴원율 '뚝'
부산지역 코로나 확진자가 며칠째 더 이상 늘어나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다소 느슨해지자 부산시내 학원 휴원율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19일 75.2%에 달하던 부산지역 학원(학원·교습소, 평생교육시설 포함) 휴원율은 이달 1일 60.8%(학원·교습소)로 떨어졌다.

이어 1주일 뒤인 8일 58.5%로 떨어진 뒤 13일 현재 53.6%까지 급감했다.

이제는 학원 절반 가까이가 문을 연 셈이다.

휴원율이 크게 떨어진 것은 등교 개학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더 이상 가정 내 교육에 한계를 느낀 학부모들이 늘어나고 학원 또한 경제적 어려움을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산시교육청은 학원들의 어려움을 덜고자 온라인 강의를 허용했지만, 온라인 강의 보다 아예 문을 열거나 개원을 준비하는 학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교육청은 최근 문을 여는 학원들이 급격히 늘어나자 현장 지도 강화에 나섰다.

부산 교육지원청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휴원을 계속 강제할 방안이 없는 이상 방역과 소독, 마스크 착용 등 예방 쪽에 무게를 두고 지도점검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