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밖 천체로는 처음…초속 660m 초강풍 불어
지구서 약 34광년 떨어진 갈색왜성 풍속 측정
지구에서 약 34광년 떨어진 곳의 갈색왜성 대기에서 초속 660m의 강풍이 부는 것으로 측정됐다.

목성이나 토성 등 태양계 행성의 풍속이 측정된 적이 있지만 태양계 밖 천체의 풍속을 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국립전파천문대(NRAO)에 따르면 버크넬대학 물리·천문학 부교수 케이틀린 알러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갈색왜성 '2MASS J10475385+2124234'의 풍속을 관측한 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발표했다.

갈색왜성은 '실패한 별'로 불리는 천체로 별처럼 내부에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엔 작고 행성보다는 큰 중간급 천체다.

2MASS J10475385+2124234는 목성과 크기는 비슷하지만 질량은 40배 이상 크다.

연구팀은 고감도 전파망원경인 '칼 G. 잰스키 초대형배열'(VLA)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적외선 우주망원경인 스피처를 이용해 처음으로 태양계 밖 천체의 풍속을 쟀다.

연구팀은 전파망원경으로 측정한 목성의 자전주기와 광학 및 적외선 망원경으로 측정한 자전주기가 서로 다르다는 데 착안했다.

이는 전자가 행성 내부 깊은 곳에 뿌리를 둔 자기장과 상호작용해 나오는 전파를 측정하는 것과 대기 상층부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측정하는 방법상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행성 안쪽보다는 바깥의 대기가 더 빨리 도는데 두 값의 차이가 바로 대기의 풍속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런 목성의 사례가 다른 천체에서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VLA와 스피처를 이용해 2MASS J10475385+2124234의 자전 속도를 각각 측정했다.

지구서 약 34광년 떨어진 갈색왜성 풍속 측정
그 결과, 목성에서와 마찬가지로 2MASS J10475385+2124234의 대기가 내부보다 더 빨리 돌고 있었다.

내부 자전주기는 1천758시간, 대기는 1천741시간으로 17시간 차이가 났으며, 이를 풍속으로 환산하니 시속 2천293㎞에 달했다.

이는 시속 약 370㎞인 목성의 풍속보다 훨씬 강력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갈색왜성의 강력한 풍속을 예측한 이론이나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에 새로 시도된 풍속 측정 방법이 태양계 밖 갈색왜성뿐만 아니라 외계행성 풍속을 측정하는 데도 이용될 수 있다고 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하버스-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CfA)의 피터 윌리엄스 박사는 "대형 외계행성은 갈색왜성보다는 자기장이 약하다는 점에서 2MASS J10475385+2124234에 이용된 것보다 낮은 주파수로 전파측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