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6주기 맞아 책과 CD로 나온 416합창단의 노래와 이야기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 꼭 기억할게 다 기억할게/ 아무도 외롭지 않게" (노래 '잊지 않을게' 중)
다시 4월이 왔다.

4월이면 그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눈 뜨고 지켜보는 가운데 바다에서 벌어진 참혹한 죽음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그날 이후 모든 날과 계절이 4월이 돼버린 사람들이 있다.

아이를 바다에 떠나보낸 세월호 유가족이다.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거슬러 바다에 뛰어들어, 잠겨가는 배를 건져 올리고 싶은 그날. 울고 울고 또 울다가 엄마ㆍ아빠들의 통곡은 마침내 간절한 노래가 되었다.

416합창단은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학생 부모, 그리고 일반 시민단원이 함께 화음을 맞춰 노래한다.

세월호 엄마ㆍ아빠들의 작은 노래모임에서 출발해 세월호 아이들을 기억하는 현장은 물론, 이 땅에서 상처받고 소외되고 위로받아야 할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노래를 불렀다.

노래모임이 생긴 때는 세월호 참사의 해인 2014년 12월. 이후 5년 동안 전국 방방곡곡은 물론 외국에서 270여 회 크고 작은 공연을 했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든 속 깊은 위로와 소망의 울림이었다고 할까.

세월호 엄마ㆍ아빠들의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
세월호 엄마ㆍ아빠들의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
세월호 참사 6주기 추모일을 앞두고 416합창단의 노래와 이야기가 담긴 책과 CD가 나왔다.

수록곡은 '잊지 않을게', '어느 별이 되었을까', '약속해', '그대 눈물 마르기 전에, '노래여 날아가라' 등 모두 10곡. 한결같이 애절하면서도 아름다운 이들 합창곡은 CD에 수록돼 책에 희생자 가족과 단원의 소회와 함께 실렸다.

"서쪽 하늘에 있나 어느 별이 되었을까/ 동트기 전 밀려오는 저 별빛 네 숨결인가/ 그날부터 비로소 그날부터 잊을 수 없는 그 웃음/ 어둔 바다 깊은 하늘에 지울 수 없는 눈망울/ 어느 별이 되었을까 무슨 생각 하고 있을까" (노래 '어느 별이 되었을까' 중)
책 제1부 '노래여 날아가라'는 합창단이 부른 10곡을 이야기와 함께 담았고, 2부 '슬픔이 슬픔에게 고통이 고통에게'는 작가 김훈 씨와 김애란 씨가 416합창단에 보낸 에세이로 구성됐다.

제3부 '기다리는 사람들아, 힘을 내어라'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등 416합창단이 달려가 공연하고 연대한 아픔의 현장 기록이며, 4부 '하늘로 간 우체통'은 세월호 엄마ㆍ아빠들이 아이들에게 보내는 손글씨 편지들을 묶었다.

CD에는 이 육성편지 내용도 담겼다.

"네가 그렇게 좋아하던 노래를 엄마가 부르고 있어. 그래서 노래 부를 때마다 미안하고 아파. 무대 위에 설 때 가장 행복했던 예은아, 엄마의 노래 속에 네 소리도 늘 함께할 거라 믿어." (단원고 2학년 3반 유예은 어머니의 육성편지)
"아빠가 울면 너도 울고 아빠가 웃으면 너도 웃겠지? 아빠는 오늘도 우리 아들 만날 날을 기다리며 웃어보련다.

부디 그곳은 착하고 따뜻한 곳이길 소망한다.

" (단원고 2학년 4반 김동혁 아버지의 육성편지)
작가 김훈 씨는 기고문 '울음에서 노래로'를 통해 "416합창단은 야만적 현실 속에서도 슬픔과 그리움, 희망과 사랑을 노래했다"며 "그들의 노래는 일상의 사소한 구체성을 바탕해 있었고, 사람의 목소리로 사람의 슬픔을 감싸서 슬픔을 데리고 슬픔이 없는 나라로 가고 있다"고 말한다.

김씨와 김애란 작가는 이번 책을 위해 쓴 글의 원고료와 인세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합창단의 세월호 진상규명 활동을 위해 모두 기부키로 했다.

문학동네. 300쪽. 1만7천500원.
세월호 엄마ㆍ아빠들의 '노래를 불러서 네가 온다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