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자들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입국자들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해외유입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5일에는 국내 신규 확진자 81명 중 40명이 해외유입 사례였다.

이중 24명은 공항 검역단계에서 감염 사실이 확인됐지만, 16명은 입국 절차를 마치고 지역사회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됐다.

현재 입국단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를 걸러낼 거의 유일한 방법은 체온 검사다. 하지만 확진자가 해열제를 복용할 경우 체온 검사는 무용지물이다.

일례로 4일 부산시에 따르면 미국 캔자스주에서 유학하던 A(18)씨는 대학교 기숙사에 머물던 지난달 23일부터 발열과 근육통 등 코로나 의심 증세를 보였다.

A 씨는 미국에서 비행기에 오르기 전 해열제를 먹어 발열 검사를 통과했고, 25일 오후 인천공항 입국 때도 해열제를 복용한 탓에 검역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확진자가 입국장 검역을 통과해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면 국내 감염 확산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입국자가 자가격리 규칙을 어기고 외출했다가 적발되는 사례도 연이어 보고되고 있다.

전북 군산시에서는 4일 자가격리 장소에 휴대전화를 놔둔 채 외출한 베트남 국적 유학생 3명이 적발됐다.

또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입국한 뒤 자가격리 권고를 무시했던 영국인, 제주도 여행을 했다가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미국 유학생 모녀도 있었다.

이 때문에 해외입국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정부는 입국자의 90%(유럽.미주)가량이 우리 국민이라며 전면적 입국금지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정부는 해외유입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이어지자 이달 1일부터 모든 입국자에 대해 2주간 자가격리를 의무화했다.

5일부터 개정된 감염병예방법 시행으로 자가격리 의무 위반자 처벌 규정은 기존 벌금 300만원 이하에서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됐다.

한편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정부에 외국인 입국이라도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백 이사장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외국인들은) 일부러 치료를 받으러 국내에 들어온다고 한다"며 "외국인까지 치료해주고 있을 정도로 일선 여력은 남아 있지 않다"고 했다.

백 이사장은 "다른 나라는 이미 한국인의 입국을 다 막았다"며 "정부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상호주의에 입각해 외국인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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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