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금융위기보다 심각한 경제 충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3일(현지시간) 3월 마킷·CIPS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34.5로 전달의 53.2보다 18.7포인트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 지수는 시장조사업체 IHS마킷과 구매·공급연구소(CIPS)가 기업 구매담당자 설문을 통해 산출한다.

3월 PMI 34.5는 관련 조사가 시작된 199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 지수가 50 이상이면 기업 활동이 확장을, 50 미만이면 위축 국면임을 각각 뜻한다. 서비스업은 영국 경제의 80%를 차지하는 만큼 서비스업 PMI는 영국 경제 동향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로 평가된다.

앞서 지난 1일 발표된 제조업 PMI는 2월 53.2에서 3월 34.5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모두 포함하는 복합 PMI는 2월 53에서 3월 36으로 떨어져 역시 관련지수 측정이 시작된 1998년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IHS마킷은 최근 대규모 휴업 조치로 인한 경제 충격이 이번 PMI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달 20일부터 모든 카페와 펍, 식당의 문을 닫도록 한 데 이어 23일부터는 슈퍼마켓 및 약국 등 필수 영업장을 제외한 모든 가게의 영업을 중단시켰다.

팀 무어 IHS마킷 국장은 "대규모 일자리 감소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직원들에 휴직 조치를 취했다는 조사 응답자들이 많았다"며 "서비스업 전반의 고용 수준은 최근 10년 이상 동안 가장 빠른 속도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커지자 기업이 직원을 해고하는 대신 고용을 유지하면서 휴직이나 휴가를 보내는 기업에 월 임금의 80%까지, 최대 2500 파운드(약 370만원)를 부담하겠다고 발표했다. 자영업자에게도 최근 3년간 평균 월 수익의 80%, 최대 2500 파운드를 3개월간 보조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