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 코앞인데…스마트기기 없는 초중고생 22만3천명
교육당국 보유 31만6천대 저소득층부터 대여…지난달 31일 기준 학원 휴원율 31%
교육차관 "공공·민간기관 안 쓰는 컴퓨터 교육청 기증 필요"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3일 "시·도 교육청에서 인근 관공서나 공공기관, 또는 민간기관에서 안 쓰는 컴퓨터를 기증받는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전국 시·도 교육청과 함께 신학기 개학준비추진단 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에서 이렇게 밝혔다.

박 차관은 "대전시교육청의 경우 수자원공사에서 컴퓨터를 대여받기로 협의했다"며 "다른 교육청도 (그런 방안을 찾아보라고)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회적으로 안 쓰는 컴퓨터, 긴급하지 않은 컴퓨터가 있으면 기증받는 활동을 해보자고 (추진단 회의에서)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이달 9일 고3·중3부터 '온라인 개학'을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원격수업을 들을 스마트기기가 없는 학생은 22만3천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학생들은 원격수업을 들을 수 있는 데스크톱, 노트북, 스마트패드, 스마트폰이 하나도 없다고 응답했다.

교육 당국은 삼성전자·LG전자 등 민간에서 기증받은 3만6천대를 포함해 현재 총 31만6천대의 컴퓨터·스마트기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각 학교는 9일 개학하는 고3·중3에게는 7일까지, 16일 개학하는 나머지 학년(초등 1∼3학년 제외)에게는 13일까지 스마트기기 대여를 완료할 예정이다.

스마트기기 대여 대상은 교육급여 지원을 받는 저소득층이 우선이다.

학교장 권한으로 다자녀·조손가정·한부모 가정 등에도 대여할 수 있다.

통계청도 학생들을 위해 11월 인구총조사에 쓰는 스마트패드 1만대를 빌려주기로 했다.

우선 교육 당국이 보유한 물량으로 대여를 진행하고, 상황에 따라 물량이 부족한 지역에 통계청 스마트패드를 투입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급여 대상자 가구의 경우에는 추후 원격수업이 종료되고 등교 수업이 이뤄지고 나면 대여했던 스마트기기를 반납하지 않고 그대로 가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학교 교사들이 원격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모두 온라인 개학하는 이달 20일부터 한 달 동안을 '온라인 수업 집중의 달'로 운영하기로 했다.

교사 대상 외부 회의, 외부 연수, 출장 요청 등이 제한된다.

교육부·교육청이 내려보내는 공문도 최소화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최근 학교에서 업무 부담을 호소하고 있는 학교 정보공시 입력 시한도 늦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격수업을 위한 촬영 장비 등을 학교가 구매해야 하는데 예산이 부족하면 시·도 교육청이 추가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휴원율이 많이 떨어진 학원의 경우에는 8개 광역 시·도가 운영제한 업종으로 지정하는 등 각 지역에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전국 학원·교습소 12만6천872곳 가운데 3만9천780곳(31.4%)만 휴원했다.

전국 시·도 교육청은 방역 지침을 어기는 학원을 학생·학부모가 신고할 수 있도록 신고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