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업 이어 부동산 시장마저 불황으로 빠져들어
홍콩 경제 코로나19 직격탄…신규주택 판매 40% 급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맞아 소매업에서 부동산업에 이르기까지 홍콩 경제가 전방위로 휘청거리고 있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3월 홍콩의 신규 주택 판매량이 전달보다 40.4% 감소한 594채에 그치는 등 홍콩 부동산 시장이 급속한 냉각기에 접어들었다는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는 2018년 12월 이후 가장 적은 규모의 신규 주택 판매량이다.

홍콩의 1분기 주택 거래액은 1천억 홍콩달러(약 15조9천억원)로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홍콩 정부가 경쟁 입찰을 통해 판매한 몽콩 지역의 주택 부지는 8천590만 홍콩달러(약 136억원)에 낙찰돼 시장 예상액보다 20%나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홍콩의 2월 기존 주택 가격지수는 전달보다 2.1% 하락해 2018년 12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3월 지수 하락 폭은 이보다 더 큰 2.5∼3%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S&P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과 홍콩 경제의 전반적인 불황 등으로 올해 홍콩의 주택 가격이 작년 6월 고점 대비 10∼20%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콩의 소매업도 지난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 이어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상 최악의 시기를 맞고 있다.

홍콩의 2월 소매업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4% 급감해 홍콩 정부가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래 최악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2월 소매업 매출 감소율은 1월 감소율 21.4%보다 더 악화한 수치이다.

지난해 1월 481억 홍콩달러(약 7조6천억원)에 달했던 홍콩 소매업 매출은 13개월 연속 감소해 올해 2월에는 227억 홍콩달러(약 3조6천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SCMP는 "코즈웨이베이, 완차이, 침사추이 등 홍콩 번화가에 있는 유명 패션 브랜드 점포와 고급 식당마저 문을 닫고, 종업원을 해고하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며 "지난해 시위에 이어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홍콩 경제가 암울한 시기로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유엔의 특별 조사관이 지난해 홍콩 경찰의 시위 대응 과정을 조사한 결과 시위대에 대한 최루탄 발사 등이 통제되지 않고 악의적인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SCMP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