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일본 거주 자국민에게 즉시 귀국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일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미국을 '입국 거부' 대상으로 지정한 데 대한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주일 미국대사관은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 전역에서 영어 교사로 일하고 있는 수천명의 미국 시민들에게 일본에 무기한 체류할 준비가 되지 않은 한, 즉시 미국행 항공편을 이용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

또 대사관은 "일본은 자국으로 입국하는 여행객에 대해 입국을 거부하거나 엄격한 격리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가) 언제든 항공편 운항 감축이나 여행 제한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지역 내 코로나19 감염 가능성도 우려했다. 대사관은 "일본에서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가 확인됐다"며 "일본에 남기로 선택했다면 14일분의 음식과 처방약, 여권·출생증명서·결혼증명서 등 중요 서류 사본이 담긴 '비상대피용 가방'(go-bag)을 준비하고, 여권 유효기간이 6개월 미만인 경우 즉시 새 여권을 신청할 것"을 조언했다.

이 같은 미 국무부의 조치는 전날 일본 정부가 한국·중국·미국·캐나다·영국과 유럽 대부분 국가를 포함한 48개 국가·지역을 입국 거부 대상에 추가한 직후 나왔다. 이번 조치로 입국 거부 대상에 올라간 국가 및 지역은 총 73곳으로 늘었다.

입국 거부 대상으로 지정될 경우, 최근 2주 내 해당 지역에 체류한 이력이 있는 외국인의 일본 입국은 원칙적으로 불허된다. 입국 거부는 오는 3일 0시부터 이달 말까지 적용된다.

현재 미 국무부는 전 세계 모든 국가에 대해 최고 등급인 '여행금지' 경보를 내린 상태다. 미 국무부 여행 경보는 1단계 '일반적 사전주의', 2단계 '강화된 사전주의', 3단계 '여행 재고', 4단계 '여행금지'로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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