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윤 교수, 3부작 '슬픈 중국' 1권 출간
"중국 현대사에 '인민을 위한 통치'는 없었다"
중국 헌법 서언에는 '인민민주전정'(人民民主專政)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전정(專政)은 독재 정치를 의미한다.

그래서 '인민민주전정'은 국내에 '인민민주독재'라는 말로 알려졌다.

'인민민주독재'는 공산당이 국민당에 승리한 1949년부터 1953년까지 중국 정치체제를 지칭하기도 한다.

송재윤 캐나다 맥마스터대 역사학과 교수는 최근에 발간된 책 '슬픈 중국' 첫 권 부제로 '인민민주독재'를 달았다.

그는 '인민민주독재'에 대해 마오쩌둥(毛澤東)이 서구 사회주의 이론인 '프롤레타리아 독재'에 중국 혁명 경험을 결합해 만든 용어라고 설명한다.

쉽게 풀이하면 인민을 위한, 인민에 의한, 인민의 통치라고 할 수 있다.

조금 더 상술하면 "대다수 인민에게는 민주를, 극소수 적인(敵人)에게는 독재를 시행하는 체제"가 '인민민주독재'다.

여기에서 적은 사회주의 혁명에 반대하는 부류를 뜻한다.

저자는 중국 현대사 중 1948년부터 1964년까지 다룬 신간에서 '인민의 유토피아'는 없었다고 단언한다.

오히려 당시 중국은 '인민의 디스토피아'에 가까운 모습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1950∼1960년대 반혁명 세력 진압, 토지개혁, 반우파 투쟁, 인민공사 등 중국 공산당의 모든 정책과 캠페인은 '인민민주독재' 이름으로 진행됐다"며 "국가 정책에 순종한 다수 인민은 사생활을 헌납한 채 안티 유토피아의 현실을 견뎌야 했다"고 비판한다.

이어 "국가 정책을 비판하는 소수 사람은 적인으로 몰려 처형되거나 격리됐다"며 "결국에는 인민과 적인이 모두 헌법에 보장된 인간의 기본권을 상실한 채 국가권력의 농노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평가한다.

저자는 이처럼 중국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이다.

공산당이 국민당과 내전 중에 수많은 사람을 희생시켰고, 토지개혁은 '무상몰수 무상분배'가 원칙이었으며, 1950년대에는 수많은 인민을 적인으로 몰아 숙청했다고 설명한다.

그는 중국이 한국전쟁에 참전한 데에는 완충지대인 북한 수호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군을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너무 많다고 느낀 지상군 병력을 '정리'하고, 결속을 도모하려는 속셈이 있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어쩌면 의도적으로 마오쩌둥의 과오만을 쫓아서 편향적인 역사 서술을 했는지도 모르겠다"면서도 "마오쩌둥 공과를 흔히 '공칠과삼'(功七過三)이라고 하는데, 그 70%의 공로가 과연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슬픈 중국'은 3부작이다.

2부는 문화대혁명 기간인 1964∼1976년에 벌어진 사건에 초점을 맞추고, 3부는 1976년부터 현재까지 역사를 조명한다.

까치. 366쪽. 2만2천원.
"중국 현대사에 '인민을 위한 통치'는 없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