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 슬럼가 누문동 기업형 임대사업 활로 찾나(종합)

광주시 행정심판위 "북구청, 관리계획 불허 처분은 부당"…사업조합 청구 인용

광주 북구 누문동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에 대한 관리계획처분 인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북구청의 처분이 잘못됐다는 행정심판 결과가 나왔다.

10년 넘게 지지부진하면서 쓰레기 더미로 슬럼화된 광주 금남로 5가 인근 도심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1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 행정심판위원회는 전날 회의를 열어 "북구청의 관리처분계획인가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이 사업 조합이 낸 행정 심판 청구를 인용(재결)했다.

지난해 12월 조합이 신청한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북구청이 승인하지 않은 것은 잘못됐다는 취지다.

행정심판위는 조합의 신청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 관련 법에 위배되지 않고 인가를 위한 협의 절차에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북구청은 관리처분계획 인가 신청 서류에 토지 등 소유주와 협의 경과를 넣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고, 조정위원회를 구성·운영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업조합의 인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행정심판위는 이에 대해 관련 법상 토지 등 소유자와 협의할 의무는 인가가 난 뒤 90일 이내이므로 북구청이 인가 이전에 협의하라고 한 것은 법 위반이라고 봤다.

또 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할 주체는 관할 구청인데도 조합이 조정위원회를 구성·운영하지 않았다고 반려한 것은 북구청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해석했다.

행정심판위의 결정에 따라 이 사업에 대한 북구청의 관리처분계획인가는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으면 보상 등의 절차를 거쳐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게 된다.

이 사업은 광주 북구 금남로 5가, 누문동 174번지 일원 10만6천㎡ 부지에 3천여가구 규모의 임대형 공동주택을 짓는 것이다.

비수도권 최초의 뉴스테이 사업으로 주목받았다.

2006년 도시환경 정비지구 지정과 함께 재개발 사업이 시작됐지만, 미분양 우려·토지 보상가 이견 등으로 표류하다가 2015년 뉴스테이 사업 지구로 선정되면서 본격화됐다.

특히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서구 광천동 버스터미널의 중간에 있어 두 지역을 잇는 도심 개발사업 지구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시공사 선정이 몇 차례 무산되고 층수 제한 논란이 불거진 데다 조합과 비조합원 사이 개발방식에 찬반 대립과 토지 소유자 간 입장차이, 북구청의 관리처분계획인가 거부로 사업이 10년 넘게 중단됐다.

그동안 광주 최대 규모의 가구점이 있던 누문동 일대는 상권이 무너졌고 거주민들도 빠져나가면서 사업 구역은 슬럼화됐으며 쓰레기와 폐기물로 뒤덮여 도심 미관까지 크게 해친다는 지적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