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5천조원 쏟아붓는다..."2조 달러 더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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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국가 재정을 총동원해 말 그대로 돈을 쏟아부을 태세다.
코로나19 감염자 급증과 극도의 경제활동 위축이 맞물리며 보건과 경제의 `쌍끌이 위기`에 직면하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구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트윗을 통해 "지금은 수십 년간 기다려온 인프라 법안을 처리할 때"라며 2조 달러(2천448조원) 예산법안을 거론하고 "오로지 일자리와 한때 위대했던 인프라를 재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달 들어 벌써 예산 법안을 세 차례나 처리했지만 그것도 모자라 추가 경기부양을 위해 대규모 예산 법안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이다.
의회는 1단계 83억달러, 2단계 1천억 달러 규모의 긴급 예산 법안을 처리하고 지난 27일에는 무려 2조2천억달러의 3단계 법안을 통과 시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까지 마쳤다. 법안 서명 4일 만에 또다시 대규모 예산을 요구한 것이다.
이 법안까지 통과하면 미국은 코로나19에만 4조3천억달러(5천263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돈을 쏟아붓는 셈이 된다. 한국 올해 예산 513조원의 10배가 넘는다.
지금까지 처리된 법안이 코로나19 검사 확충, 미국민 현금지급, 피해기업 구제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대규모 건설 공사 등 인프라 사업을 통한 인위적 경기부양과 일자리 창출을 꾀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인프라 확충이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 1조달러의 인프라 사업을 통해 수십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도로와 교량, 항구, 공항을 재건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작년 5월 백악관 회동을 하고 2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재건 계획에 합의할 정도로 민주당도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리처드 닐 민주당 소속 하원 세입위원장이 지난 2월 인프라 예산 협상의 속도를 높였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진전을 보지 못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대대적 인프라 패키지는 공화당과 민주당 초당적으로 지지하는 몇 안되는 정책 중 하나라면서, 다만 예산 확보 문제에 대한 불일치로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공화당은 인프라 예산 재원으로 세금을 더 걷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트윗에서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가 `제로`(0%)라고 언급한 것은 세수 늘리기보다 국채 발행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의회에서는 4단계 법안에 대해 민주당이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펠로시 하원 의장은 30일 기자회견에서 4단계 예산법안을 이미 검토 중이며 대형 인프라 예산을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공공 상수도 시스템 개선, 병원 수용량 증설과 함께 원격근무와 온라인 학습, 원격진료에 필요한 통신망 업그레이드를 주장한다. 근로자를 위한 유급휴가 확대, 노동자 보호 강화, 연금 기금 보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공화당 지도부는 3단계 법안이 통과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인 만큼 추가 법안 논의가 시기상조라며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며칠, 몇 주를 기다리며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나는 민주당이 코로나19와 상관없는 항목을 달성할 기회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도 지난 29일 4단계 법안이 필요한지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WSJ은 본격적인 논의가 4월 하순께에야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원과 하원 공히 지난주 3단계 예산 법안을 통과시킨 후 4월 20일까지 휴회에 들어간 상황이다.
다만 코로나19 급증세가 이어지는 위기 속에 트럼프 대통령까지 재촉한 상황이라 이보다 빨리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많은 민주당 의원들의 요구와 일치한다"고 평가했고,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예산법안 지지는 주저해온 공화당 지도부가 이런 조치를 지원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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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자 급증과 극도의 경제활동 위축이 맞물리며 보건과 경제의 `쌍끌이 위기`에 직면하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구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트윗을 통해 "지금은 수십 년간 기다려온 인프라 법안을 처리할 때"라며 2조 달러(2천448조원) 예산법안을 거론하고 "오로지 일자리와 한때 위대했던 인프라를 재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달 들어 벌써 예산 법안을 세 차례나 처리했지만 그것도 모자라 추가 경기부양을 위해 대규모 예산 법안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이다.
의회는 1단계 83억달러, 2단계 1천억 달러 규모의 긴급 예산 법안을 처리하고 지난 27일에는 무려 2조2천억달러의 3단계 법안을 통과 시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까지 마쳤다. 법안 서명 4일 만에 또다시 대규모 예산을 요구한 것이다.
이 법안까지 통과하면 미국은 코로나19에만 4조3천억달러(5천263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돈을 쏟아붓는 셈이 된다. 한국 올해 예산 513조원의 10배가 넘는다.
지금까지 처리된 법안이 코로나19 검사 확충, 미국민 현금지급, 피해기업 구제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대규모 건설 공사 등 인프라 사업을 통한 인위적 경기부양과 일자리 창출을 꾀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인프라 확충이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 1조달러의 인프라 사업을 통해 수십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도로와 교량, 항구, 공항을 재건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작년 5월 백악관 회동을 하고 2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재건 계획에 합의할 정도로 민주당도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리처드 닐 민주당 소속 하원 세입위원장이 지난 2월 인프라 예산 협상의 속도를 높였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진전을 보지 못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대대적 인프라 패키지는 공화당과 민주당 초당적으로 지지하는 몇 안되는 정책 중 하나라면서, 다만 예산 확보 문제에 대한 불일치로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공화당은 인프라 예산 재원으로 세금을 더 걷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트윗에서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가 `제로`(0%)라고 언급한 것은 세수 늘리기보다 국채 발행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의회에서는 4단계 법안에 대해 민주당이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펠로시 하원 의장은 30일 기자회견에서 4단계 예산법안을 이미 검토 중이며 대형 인프라 예산을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공공 상수도 시스템 개선, 병원 수용량 증설과 함께 원격근무와 온라인 학습, 원격진료에 필요한 통신망 업그레이드를 주장한다. 근로자를 위한 유급휴가 확대, 노동자 보호 강화, 연금 기금 보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공화당 지도부는 3단계 법안이 통과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인 만큼 추가 법안 논의가 시기상조라며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며칠, 몇 주를 기다리며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나는 민주당이 코로나19와 상관없는 항목을 달성할 기회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도 지난 29일 4단계 법안이 필요한지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WSJ은 본격적인 논의가 4월 하순께에야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원과 하원 공히 지난주 3단계 예산 법안을 통과시킨 후 4월 20일까지 휴회에 들어간 상황이다.
다만 코로나19 급증세가 이어지는 위기 속에 트럼프 대통령까지 재촉한 상황이라 이보다 빨리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많은 민주당 의원들의 요구와 일치한다"고 평가했고,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예산법안 지지는 주저해온 공화당 지도부가 이런 조치를 지원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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