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국내 기업들의 채용 지형을 바꾸고 있다. 대학에서 해온 채용설명회를 유튜브 설명회로 대체하는가 하면 화상으로 면접도 치른다. 비대면인 인공지능(AI) 채용으로 눈을 돌리는 기업도 늘고 있다. 롯데그룹이 지난 2일 유튜브에 개설한 채용 채널 ‘엘리크루TV’ 화면. /유튜브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국내 기업들의 채용 지형을 바꾸고 있다. 대학에서 해온 채용설명회를 유튜브 설명회로 대체하는가 하면 화상으로 면접도 치른다. 비대면인 인공지능(AI) 채용으로 눈을 돌리는 기업도 늘고 있다. 롯데그룹이 지난 2일 유튜브에 개설한 채용 채널 ‘엘리크루TV’ 화면. /유튜브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업들의 채용 지형을 바꾸고 있다. 대학을 찾아 진행하던 캠퍼스 리크루팅 행사 대신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늘리고 있다. 면접도 화상으로 대체하고, 인공지능(AI)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각 대학도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교내 채용설명회를 온라인 채용설명회로 대체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박철균 중앙대 다빈치 인재개발원장은 “지난달부터 기업들의 캠퍼스 리크루팅 요청을 거절하고 대신 온라인으로 채용설명회를 열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모든 교내 취업 행사를 온라인으로 대체 중”이라고 말했다.
코로나가 바꾼 채용 지형…SK·롯데·포스코 "대학 대신 유튜브 설명회"
유튜브 채용설명회 잇따라

기업들은 온라인에서 취업준비생과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채용설명회를 잇따라 열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2일 채용 공식 유튜브 채널인 ‘엘리크루TV(L-RecruiTV)’를 개설하고 34개의 콘텐츠를 올렸다. 롯데백화점 등 올 상반기 채용에 나서는 33개 계열사 인사담당자들이 출연했다. 이들은 ‘롯데는 채용을 하고 싶어서’란 제목 아래 채용, 기업문화 그리고 궁금증에 대해 답했다. 롯데는 조만간 롯데 종합적성검사 ‘엘탭’과 면접, 스펙태클(롯데 고유 블라인드 채용 브랜드) 채용 정보도 올릴 예정이다.

‘수시 채용’ 확대를 선언한 SK그룹은 이달 말 ‘SK커리어스 잡페어’를 열 계획이다. 방송국의 기상캐스터 같은 콘셉트로 ‘채용캐스터’가 출연해 올 상반기 채용정보와 각사 채용 팁, 이력서 작성 노하우 등을 소개한다. 각 사 인사담당자들은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질문에 답변도 해준다. 이와 함께 ‘SK커리어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회사·직무 소개, 선배들의 입사 꿀팁 등을 언제든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시·공간의 제약 없이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기 위해 온라인 채용 채널을 개설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달 상반기 채용에 나설 예정인 포스코는 ‘포스코 인사팀이 답한다’라는 코너를 계획 중이다. 유튜브를 통해 포스코 입사 희망자들에게 사전 질문을 받아 인사담당자들이 답변하는 영상을 내보낼 예정이다. 포스코 인사팀 관계자는 “구직자들이 궁금해하는 입사 정보를 자세하게 소개하는 영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유튜브 채널 ‘삼성전자 뉴스룸’에 채용 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3급) 공채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취업준비생에게 도움이 되는 양방향의 새로운 영상 콘텐츠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도 ‘한전 취업! 무엇이든 물어보살’의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이 영상은 채용 담당자와 신입사원이 출연해 질문에 답하는 토크 콘서트 형태로 구성됐다.

화상 면접·AI 채용 활발

코로나19는 화상 면접과 AI 채용 확대 등 채용 방식도 바꾸고 있다. 강원 춘천에 사는 김모씨는 지난달 24일 당초 경기 판교에 있는 카카오 본사에서 면접을 볼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의 여파로 집에서 카카오톡 페이스톡을 통해 20분간 온라인 화상 면접을 봤다. 카카오가 지난달 예정된 채용 면접 20여 건을 화상으로 대체했기 때문이다.

쿠팡도 개발 엔지니어 등 전 분야에서 채용 때 화상 면접을 진행 중이다. 김민석 쿠팡 인사팀장은 “쿠팡은 모든 면접위원이 화상 면접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화상 면접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면대면이 필요 없는 ‘AI 면접’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마이다스아이티가 개발한 ‘AI 역량 검사’는 인터넷이 가능한 노트북, 웹카메라, 헤드셋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면접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직자는 주어진 3~4일 동안 가능한 시간대와 장소에서 자유롭게 면접에 임하면 되고, 기업도 별도의 면접장을 마련하는 번거로움 없이 면접을 볼 수 있다. 지난해 AI 역량 검사를 도입한 KT 지니뮤직 한 관계자는 “AI 역량 검사를 통해 기존에 보지 못했던 지원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AI 역량 검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주요 기업의 온라인 채용이 늘어나면서 지방대는 반기는 분위기다. 이인용 동아대 취업팀장은 “그동안 대기업들의 서울 중심 채용설명회로 소외감을 많이 느꼈는데 이젠 지방대생들도 온라인으로 공평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SK그룹 커리어스 잡페어 A~Z’는 모바일 한경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