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이겨냅시다"…인천에도 착한 임대인들 속속 등장
"같이 이겨냅시다.

적은 돈이지만 계좌번호 좀 알려주세요.

"
인천시 계양구 작전동에서 돼지고기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이달 27일 오후 임대인(건물주) 김태온(58)씨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김씨는 "2월에 염치없게도 임대료를 잘 받았다"며 "개인적으로 쌈짓돈에서 적은 돈이지만 보낼테니 계좌번호 좀 찍어달라"고 했다.

김씨는 이후 '힘내세요.

우리 대한민국 잘 견딜 겁니다'라는 말과 함께 계좌로 50만원을 보냈다.

그는 계양구 작전동 이외에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건물 임차인 2명에게도 추가로 돈을 보낼 예정이다.

그가 보낸 돈은 월 임대료의 20∼30% 수준이다.

그의 인천시 미추홀구 건물에서는 육개장 가게가, 경기 김포시 통진읍 건물에서는 고물상이 운영 중이다.

대구은행 서울본부 지점장인 김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연체하지 않고 임대료를 보내준 것에 눈물이 나 월 수익에서 대출 이자 등을 제외하고 돈을 보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금씩 손해를 보더라도 상생해야 한다고 본다"며 쑥스러워했다.

이어 "대구은행에서 일하다 보니 현재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누구보다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임차인이 어려워지면 결국 임대인도 힘들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많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인천 지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가게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임차인들을 돕는 '착한 임대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앞서 150여개 업체가 입점해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복합쇼핑몰 '트리플스트리트'는 임차인의 부담을 덜기 위해 2개월간 임대료를 20% 인하하기로 했다.

상권 규모가 큰 인천 부평문화의거리에서도 300여개 점포 가운데 20여개 점포의 주인들이 150만∼800만원 수준의 임대료를 2∼3개월 동안 10∼20%씩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인천 지역 일부 전통시장에서도 일부 임대인이 임대료 인하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인천시 소상공인정책과 관계자는 "앞으로 지역 내 착한 건물주들의 사례를 파악해 지원 방안 등을 찾아볼 계획"이라며 "많은 건물주가 임대료 인하 운동에 동참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