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기강 무너지면 사회주의 못 지켜" 경계…'관리 소홀' 간부들 질타도
제재·코로나19에 '경제난 정면돌파' 차질 속 결속 강화 의도

북한이 코로나19와 제재 장기화라는 겹겹 악재로 '경제 정면돌파전'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도덕기강 잡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27일 '도덕은 우리 사회를 떠받드는 기초' 제목의 기사에서 "온 사회에 도덕 기강을 세우는 사업이 일심단결의 성새를 반석같이 다지고 사회주의를 공고 발전시키기 위한 중요한 사업이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도덕 기강을 세우는 문제는 단순히 사람들이 도덕 규범을 지키도록 하는 실무적인 문제가 아니라 혁명의 운명, 사회주의 운명과 관련되는 중요한 정치적 문제"라고 규정했다.

특히 "지금 적들이 사상·문화적 침투 책동에 집요하게 매달리고 있는 것도 바로 이렇게 우리 식 사회주의의 도덕적 기초를 허물어버리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또 "도덕 기강이 해이해지면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병들게 되고 사회주의 사상과 제도, 전통을 고수할 수 없다"며 도덕 기강이 바로 서야 온갖 '비(非)사회주의적 현상'을 뿌리 뽑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간부들을 향해서는 과거 동유럽 국가들이 한때 사회주의를 고수했다가 도덕 기풍이 무너지면서 끝내 붕괴했다며 도덕 기강을 잡는 데 소홀해선 안 된다고 주문했다.

잇단 악재에 주민들 동요할라…북한 '도덕기강 잡기' 집중
북미 관계 교착으로 제재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지속적인 경제난에 지친 주민들을 다잡고 사회 전반에서 기강을 세우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올해 국정 운영방향을 담은 작년 말 노동당 전원회의 결정서에도 이른바 '반사회주의 현상'을 쓸어내기 위해 도덕기강을 강하게 세우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직접 이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달 '노동신문·근로자 공동논설'을 발표해 도덕기강을 확립하는 사업을 힘있게 벌이자고 독려하는가 하면, 코로나19 우려에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등 간부들을 '백두산 답사'에 잇달아 동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현재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연초부터 관광 등 김정은 위원장의 역점 사업이 줄줄이 발목을 잡히면서 자칫 내부 동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신문이 이날 '목표가 높아야 변혁이 일어난다' 제목의 논설에서도 '적대세력의 봉쇄 압박'과 '내부의 불합리한 사업체계·질서'가 주된 장애물이라며 "모든 일꾼들이 낙심하거나 동요함이 없이 무거운 과제를 억척같이 떠메야 한다"고 당부했다.

별도 사설에서는 '시련'과 '난관'이 만만친 않다고 하면서도 "낡은 것을 고집하며 전진을 방해하는 온갖 부정적 현상들과 강한 사상전을 벌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잇단 악재에 주민들 동요할라…북한 '도덕기강 잡기' 집중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