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단체 '코리아나 커넥트', 북한서 유통되는 생리대 분석
비싼 가격에 부유층만 사용…대부분 가제천·헌옷으로 직접 만들어
생리대는 여성의 삶과 가장 밀접한 제품이다.

10대 초반부터 50세 초반까지 평생 400여차례 찾아오는 생리를 함께한다.

북한 여성들은 어떤 생리대를 쓰고 있을까.

대북단체 '코리아나 커넥트'(Coreana Connect)는 27일 북한에서 유통되는 생리대 8종을 비교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평양과 나선경제특구의 백화점, 슈퍼마켓, 장마당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생리대 8개 브랜드를 수집했다.

이 가운데 생리대의 핵심 기능인 흡수력과 착용 만족도, 접착성을 평가했다.

18∼24세 여성들을 대상으로 설문했는데, 응답자 수와 국적 및 품질 테스트를 수행한 기관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흡수속도와 흡수량 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건 락랑봉화상점의 '봉선화' 브랜드였다.

락랑위생용품공장의 '락랑', 년흥무역회사의 '설화', 흥진합작회사의 '꽃향기', 년흥무역회사 '설화'의 다른 버전, 묘향산합영회사의 '선향'이 뒤를 이었다.

흥진합작회사 '꽃향기' 겉면에는 '액체 흡수력이 강한 고분자수지가루를 첨가하였으므로 건조한 감을 느끼도록 합니다', '천연풀을 리용하였으므로 사용시 접착이 잘 되여 속옷에 손상을 주지 않습니다' 등의 안내글이 쓰여 있다.

보고서는 "일반적으로 북한에서 제조된 생리대는 서구권에서 흔히 판매되는 얇은 패드 혹은 일반형 생리대와 비슷하다"며 "날개가 있는 제품과 없는 제품도 생산되고 있으나 전자에 해당하는 제품이 기능성이 우수한 제품 중 가장 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응답자는 "북한 생리대가 가벼워서 좋았고 특별히 향료가 첨가되어 있지 않아 좋았다"면서도 "날개 부분이나 패드 뒷면의 접착성이 좋지 않아 불편했다.

재질이 너무 얇아 쉽게 찢어지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북한 여성들이 이런 일회용 생리대를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한 탈북자는 연합뉴스에 "1980년대 중후반부터 일부 종이공장에서 일회용 생리대를 생산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가격이 비싸고 쉽게 구할 수 없었다"며 "대부분 집에서 가제천으로 직접 생리대를 만들어 빨아서 쓰곤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흥진합작회사 '꽃향기'의 경우 10개들이 한묶음이 미화 0.46달러(북한 원화 2천800원)에 팔리고 있었다.

'설화'는 북한 원화 2천∼2천500원, '선향'은 북한 원화 3천500원이었다.

보고서는 "생리대가 500g의 쌀을 살 수 있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며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생리대는 사치품"이라고 지적했다.

탐폰 등 대체 생리용품도 구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탐폰은 엘리트층의 운동선수나 일부 고위급 여성들만 사용하고 있다.

생리컵이나 재사용 생리대의 경우 개발도상국 환경의 여성들에게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북한에서는 유통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9년 초 설립된 코리아나 커넥트는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대북단체 '조선 익스체인지'의 여성 비즈니스 프로그램 운영자가 설립했다고 이 단체 홈페이지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