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두려움 속 사투 벌이는 의료진…"화장실도 제때 못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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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 20여명 감염·260여명 격리…의료진 부족 현상 심화
의사들 자발적 치료 동참 '반가워'…병상·용품 공급 시급 "식사를 거르는 것은 기본이고 화장실도 제때 못 가고 있습니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누적 확진자가 1천500명을 넘어서면서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의료진과 방역 관계자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의료인들은 피로 누적과 수면 부족은 물론 치료 과정에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으며 격리되는 의료진이 생기면서 인력 부족은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27일 오전 확진자 수가 1천명을 넘어선 대구에서는 대구의료원과 각 대학병원의 확진 환자 병상과 선별진료실이 쉴새 없이 가동되면서 의료진이 만성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달 18일 첫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대구에서는 확진자가 이날 기준 1천17명까지 늘어나면서 447명이 입원했고, 이날 중 100여 명이 추가로 입원할 예정이다.
나머지 환자는 의료진과 병상 부족으로 자가격리 등의 형태로 입원 대기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역에서 열흘째 지속하면서 이날까지 의료진 20여 명이 감염된 데다가 260여 명이 격리된 상태다.
특히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인 간호사가 지난 2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는 22일 호흡기 내과 전공의 1명이 감염됐고 이들과 접촉한 의사, 간호사 등 60명이 자가격리돼 의료공백이 심한 상황이다.
계명대 동산병원에서도 간호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국가지정치료병상을 운영하는 경북대병원에서는 지난 18일 확진자 방문 이후 응급실을 폐쇄하고 의료진 90명이 격리됐다.
대구 외 다른 지역 병원 의료진들도 코로나19 확진·의심 환자가 늘어나면서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부산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동래구 보건소도 연일 비상이다.
의사뿐만 아니라 의료진 등 보건소 직원들도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하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들은 체온 체크, 검체 채취, 방문자 안내, 문진표 작성 도움 등 업무를 하는데 의심 환자가 잠시 빠진 사이에도 선별진료소 내부를 소독하는 등 잠시도 쉴 틈이 없다.
동래구 보건소 관계자는 "보건소 모든 인력이 동원됐으나 아침부터 야간까지 선별진료소 운영이 이어져 피로도가 쌓이고 있다"며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하면 금방 호흡이 가빠지지만 감염 우려로 잠시 쉴 때도 장비를 벗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의심 환자를 받아온 경기 분당서울대병원에는 이날 현재 5명의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1명은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이송된 환자로 현재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는 중증환자다.
확진자 급증으로 최근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은 28개 음압 격리병상 중 현재 14개 병상에 확진 환자가 입원해 있다.
경기북서부 지역 국가지정 음압 격리병상을 운영하는 경기 고양 명지병원의 의료진도 지난달 코로나19 국내 3번째 확진 환자가 입원한 뒤 녹초가 될 지경이다.
그중 병원 감염관리실에 소속된 의사 2명과 간호사 5명은 질병관리본부, 경기도, 소방당국 등과 환자 수용 여부 등을 일일이 조율하고 관리하느라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온종일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밀려 들어오는 환자들의 입원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또 환자의 상태 등을 확인해 하루 여러 차례 질병관리본부와 공유한다.
병원 관계자는 감염 관리실 직원들이 "식사를 거르는 것은 기본이고, 화장실도 제때 못 갈 정도"라며 "의사들이 20시간 근무하면 감염 관리실 직원들은 24시간이 모자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에는 하루평균 60여명이 선별진료소를 방문하고, 200통이 넘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의료진은 식사를 건너뛰고 화장실에도 가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힘을 모아 차분히 대응하고 있다.
그나마 자발적으로 코로나19 환자 치료 등에 동참하는 의사들이 늘고 있어 위안이 되고 있다.
대구시의사회장이 지역 의사들에게 코로나19 환자 치료 등에 동참해달라는 호소문을 보내면서 의사회 회원 250여 명이 격리병동 등 시설투입 참가를 신청했다.
이날까지 22명 확진자가 발생한 부산 동래구에서 지역 병원장 등 5명 이상의 의사들이 방역 최일선 현장인 보건소 근무를 자청했다.
이들은 잠시 병원 운영을 접고 시간을 나눠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문진 업무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의료진의 피로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어 여전히 의료진 지원이 절실하다"며 "의료진 확충과 함께 확진자 치료 병상 추가 확보, 방호복 및 진료 용품의 안정적 공급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힘들어하는 의료진을 위해 병원 주변에 숙소를 마련해달라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박효숙(59)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간호부서장은 "말로 표현은 못 하지만 어린 자녀가 있거나 나이 많은 부모를 둔 간호사들은 우려하는 눈치"라며 "이런 우려로 병원 주변에 별도 숙소를 마련해달라고 최근 경기도에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의 사투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민들도 힘을 보태고 나섰다.
대구시의사회에 1억여원의 성금이 기탁됐다.
경북대병원 응급실에는 떡볶이와 닭강정 등 물품 기탁이 이어졌다.
(홍창진 손형주 이우성 최종호 김동민 김준범 노승혁 홍현기 기자)
/연합뉴스
의사들 자발적 치료 동참 '반가워'…병상·용품 공급 시급 "식사를 거르는 것은 기본이고 화장실도 제때 못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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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누적 확진자가 1천500명을 넘어서면서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의료진과 방역 관계자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의료인들은 피로 누적과 수면 부족은 물론 치료 과정에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으며 격리되는 의료진이 생기면서 인력 부족은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27일 오전 확진자 수가 1천명을 넘어선 대구에서는 대구의료원과 각 대학병원의 확진 환자 병상과 선별진료실이 쉴새 없이 가동되면서 의료진이 만성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달 18일 첫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대구에서는 확진자가 이날 기준 1천17명까지 늘어나면서 447명이 입원했고, 이날 중 100여 명이 추가로 입원할 예정이다.
나머지 환자는 의료진과 병상 부족으로 자가격리 등의 형태로 입원 대기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역에서 열흘째 지속하면서 이날까지 의료진 20여 명이 감염된 데다가 260여 명이 격리된 상태다.
특히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인 간호사가 지난 2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는 22일 호흡기 내과 전공의 1명이 감염됐고 이들과 접촉한 의사, 간호사 등 60명이 자가격리돼 의료공백이 심한 상황이다.
계명대 동산병원에서도 간호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국가지정치료병상을 운영하는 경북대병원에서는 지난 18일 확진자 방문 이후 응급실을 폐쇄하고 의료진 90명이 격리됐다.
대구 외 다른 지역 병원 의료진들도 코로나19 확진·의심 환자가 늘어나면서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부산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동래구 보건소도 연일 비상이다.
의사뿐만 아니라 의료진 등 보건소 직원들도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하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들은 체온 체크, 검체 채취, 방문자 안내, 문진표 작성 도움 등 업무를 하는데 의심 환자가 잠시 빠진 사이에도 선별진료소 내부를 소독하는 등 잠시도 쉴 틈이 없다.
동래구 보건소 관계자는 "보건소 모든 인력이 동원됐으나 아침부터 야간까지 선별진료소 운영이 이어져 피로도가 쌓이고 있다"며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하면 금방 호흡이 가빠지지만 감염 우려로 잠시 쉴 때도 장비를 벗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의심 환자를 받아온 경기 분당서울대병원에는 이날 현재 5명의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1명은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이송된 환자로 현재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는 중증환자다.
확진자 급증으로 최근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은 28개 음압 격리병상 중 현재 14개 병상에 확진 환자가 입원해 있다.
경기북서부 지역 국가지정 음압 격리병상을 운영하는 경기 고양 명지병원의 의료진도 지난달 코로나19 국내 3번째 확진 환자가 입원한 뒤 녹초가 될 지경이다.
그중 병원 감염관리실에 소속된 의사 2명과 간호사 5명은 질병관리본부, 경기도, 소방당국 등과 환자 수용 여부 등을 일일이 조율하고 관리하느라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온종일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밀려 들어오는 환자들의 입원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또 환자의 상태 등을 확인해 하루 여러 차례 질병관리본부와 공유한다.
병원 관계자는 감염 관리실 직원들이 "식사를 거르는 것은 기본이고, 화장실도 제때 못 갈 정도"라며 "의사들이 20시간 근무하면 감염 관리실 직원들은 24시간이 모자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에는 하루평균 60여명이 선별진료소를 방문하고, 200통이 넘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의료진은 식사를 건너뛰고 화장실에도 가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힘을 모아 차분히 대응하고 있다.
그나마 자발적으로 코로나19 환자 치료 등에 동참하는 의사들이 늘고 있어 위안이 되고 있다.
대구시의사회장이 지역 의사들에게 코로나19 환자 치료 등에 동참해달라는 호소문을 보내면서 의사회 회원 250여 명이 격리병동 등 시설투입 참가를 신청했다.
이날까지 22명 확진자가 발생한 부산 동래구에서 지역 병원장 등 5명 이상의 의사들이 방역 최일선 현장인 보건소 근무를 자청했다.
이들은 잠시 병원 운영을 접고 시간을 나눠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문진 업무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의료진의 피로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어 여전히 의료진 지원이 절실하다"며 "의료진 확충과 함께 확진자 치료 병상 추가 확보, 방호복 및 진료 용품의 안정적 공급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힘들어하는 의료진을 위해 병원 주변에 숙소를 마련해달라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박효숙(59)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간호부서장은 "말로 표현은 못 하지만 어린 자녀가 있거나 나이 많은 부모를 둔 간호사들은 우려하는 눈치"라며 "이런 우려로 병원 주변에 별도 숙소를 마련해달라고 최근 경기도에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의 사투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민들도 힘을 보태고 나섰다.
대구시의사회에 1억여원의 성금이 기탁됐다.
경북대병원 응급실에는 떡볶이와 닭강정 등 물품 기탁이 이어졌다.
(홍창진 손형주 이우성 최종호 김동민 김준범 노승혁 홍현기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