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연합사 "별도 공지까지 연기"…전반기 훈련 사실상 취소될듯
감염병으로 연합훈련 연기는 처음…2018년엔 평창올림픽으로 연기
코로나19 내달 연합훈련 멈춰 세웠다…한미, 무기연기 발표(종합2보)
내달 초로 예정됐던 전반기 한미연합훈련이 무기한 연기됐다.

한미는 별도 공지 때까지 연기한다고 발표했지만, 현재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세로 미뤄 사실상 취소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과 리 피터스 한미연합사령부 미국 측 공보실장은 27일 국방부에서 공동 발표를 통해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함에 따라 기존 계획했던 한미 연합사령부의 전반기 연합지휘소 훈련을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감염병이 한미연합훈련 일정에 영향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는 애초 3월 9일부터 2주간 전반기 연합지휘소연습(CPX)을 시행하는 계획을 세웠다.

코로나19로 훈련이 무기한 연기되자 군 관계자들은 앞으로 질병 등 비군사적 요인이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다고 우려도 하고 있다.

합참과 연합사는 "한미 동맹에 대한 주한미군 사령부와 한국 합참의 의지는 여전히 철통같이 공고하며 연합훈련을 연기하는 결정은 가볍게 내린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확산차단 노력과 한미 장병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박한기 합참의장이 먼저 훈련을 연기할 것을 제안했다"며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 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이 현 코로나19 관련 상황에 대한 엄중함에 공감하고 연기로 합의해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이러한 연기 결정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방위를 위해 그 어떤 위협에 대해서도 높은 군사적 억제력을 제공하고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 초까지만 해도 연합훈련은 축소 쪽에 무게가 실렸지만, 주한미군에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상황이 반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미 군 당국은 4월께 코로나19 상황을 재평가해 앞으로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분위기이지만, 코로나19 국내 확산 상황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전반기 훈련은 시행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예측하기 어렵고, 이후 다른 훈련 일정 등을 고려하면 전반기에 연합지휘소 훈련 일정을 다시 정해 실시하기는 어렵게 된 셈이다.

전반기 연합훈련이 취소되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계획에도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전작권 전환을 위한 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을 마친 군은 올해 전반기 훈련을 통해 미흡했던 점을 보완해 후반기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평가 때 적용하려 했다.

군은 오는 8월께 시행되는 하반기 연합지휘소연습 때 미래연합사령부가 전작권을 제대로 행사할 능력(FOC)이 있는지를 검증 평가를 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전반기 훈련 때 하반기 있을 FOC 검증 준비 작업을 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전반기에 시행되려던 한미연합훈련이 취소나 연기된 사례는 있다.

1967년부터 매년 전반기에 실시됐던 팀스피릿은 1992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북한 사찰 등의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면서 취소됐다.

그해 10월 다시 남북 관계가 악화하면서 1993년 3월 훈련을 재개했다.

2018년 한미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으로 한미 연합훈련을 연기해 그해 4월에 실시한 바 있다.

2017년 3월 초에 시행된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이 2018년에는 4월로 미뤄졌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올림픽 기간 한미 연합훈련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