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대·파출소 잇따라 폐쇄…불안에 떠는 경찰관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진 이후 일선 경찰서 지구대나 파출소가 잇따라 폐쇄되자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하는 일선 경찰관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인천 서부경찰서 석남지구대는 이달 24일 소속 경찰관들이 코로나19 의심자와 접촉한 뒤 임시 폐쇄됐다.

이 지구대 경찰관들이 접촉한 40대 남성은 검체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고, 다음 날 지구대는 다시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 있었다.

비슷한 시기 서울 동작경찰서 남성지구대에서는 한 경찰관이 발열과 기침 증세를 보여 자가 격리에 들어갔고 지구대 건물도 폐쇄됐다.

전날 경남 창원서부경찰서 팔용파출소에서는 음주 측정을 거부해 조사를 받던 차량 운전자가 기침과 함께 가슴 통증을 호소했다.

팔용파출소는 만일을 대비해 직원 6명을 파출소 안에 격리하고, 출입을 통제했다.

인천 모 파출소 A 경사는 27일 "코로나19 사태로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주취자들을 상대하다 보면 숨을 내뿜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고 피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신속한 출동을 우선시해야 하다 보니 코로나19와 관련한 신고가 아닌 이상 방호복을 갖춰 입고 출동한다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지구대·파출소 잇따라 폐쇄…불안에 떠는 경찰관들
최근 경찰은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감염 확진자나 의심자를 직접 접촉한 경찰관은 근무지 인근 치안센터에 격리하도록 조치했다.

같은 시간대 근무자들은 해당 지구대·파출소에 머무르거나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지구대나 파출소가 임시 폐쇄될 경우 인근 지구대·파출소에서 업무를 분담해 지원한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치안 공백이 생기거나 경찰관들의 피로가 누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천 모 지구대 소속 B 경감은 "아직 업무를 보는데 큰 지장은 없다"면서도 "코로나19 사태가 더 악화하면 직원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스트레스가 점점 쌓일 것"이라고 걱정했다.

한편 인천지방경찰청은 관내 지구대·파출소 75곳에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비치하는 한편 비접촉식 체온계도 확보해 관내 순찰차 172대에 뒀다.

실시간 발열 측정을 통해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감염자 접촉을 최소화하려는 취지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로 비접촉식 체온계를 확보해 순찰차뿐 아니라 지구대와 파출소에도 비치할 계획"이라면서도 "품귀 현상으로 물량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