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제보] "하루 천명 수송하지만 마스크는 열흘째 한장" 버스기사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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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부산시 수영구에 사는 버스기사 서모(57)씨가 보내주신 제보를 토대로 연합뉴스가 취재해 작성했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마스크가 일주일이 넘었습니다.
매일 수백명의 승객을 맞이하고 나면 얼마나 불안한지 아세요?"
부산에서 30년 이상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일하고 있다는 서모(57)씨는 요즘 기도하는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고 있지만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워서다.
서씨는 열흘 전 구한 마스크를 두세 차례 세탁해 사용하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회사에서 구비한 물량이 넉넉한 편이었지만, 마스크를 찾는 승객이 늘면서 금세 동이 났다.
동료들도 새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10여차례 사용한 일회용품을 툭툭 털어 다시 쓴다고 했다.
서씨는 "운행이 많은 날은 1천명의 승객을 실어 나른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이 행선지라도 물어보면 나도 모르게 움찔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운행하는 노선이 해운대 등 유명 관광지를 경유하는데 중국인 관광객이 우르르 탈 때면 더 불안해진다"며 "(마스크) 비용은 지불할 테니 버스 기사들에게 납품이라도 해달라"고 호소했다. 버스회사 측은 백방으로 마스크를 구하고 있으나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동안 부산버스운송사업조합을 통해 마스크를 공급받았지만 최근 들어 물량이 달리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버스회사 관계자는 "지난 24일 다른 업체를 통해서 일회용 마스크 400개를 간신히 구했지만 178명의 기사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라 고민스럽다"며 "기사들 건강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버스운송사업조합도 마스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 소속 시내버스 운전기사는 5천700여명인데, 이들이 하루에 쓰는 마스크 소비량이 평균 2천500여개"라며 "마스크 3만개면 보름도 안 돼서 바닥난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상황이다.
1996년부터 서울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는 이모(54)씨는 "마스크를 일주일 넘게 사용 중"이라며 "확진자가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한 이달 초부터 마스크가 동이 났다"고 말했다.
이씨는 "요즘에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승객을 보면 목례만 해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서울 버스기사 강모씨도 "회사에서 지급하는 일회용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어 아내에게 부탁해 구해 쓰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시청 부근에서 만난 관광버스 기사 유모(53)씨는 "마스크를 자비로 사서 써왔는데 요즘엔 구하기가 힘들다"며 "마스크를 쓰고 운행하라는 지침은 받았지만 따로 지급받은 건 없다"고 전했다.
서울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수급이 힘든 상황에서 우리도 어쩔 수 없지 않으냐"며 "최대한 물량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고 감염에 노출되기 쉬운 버스기사에 한해 마스크를 제공하는 등 특별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2일 발표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사용 권고사항'에서 많은 사람을 접촉하고 감염과 전파 위험이 높은 직업군에 속하는 대중교통 운전기사, 역무원, 집배원 등에 한해 보건용 마스크(KF80 이상) 착용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버스운영과 관계자는 "버스기사 마스크 구입에 필요한 예비비를 편성해 모자람 없이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버스정책과 관계자도 "최대 10일 정도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사제보나 문의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지금 쓰고 있는 마스크가 일주일이 넘었습니다.
매일 수백명의 승객을 맞이하고 나면 얼마나 불안한지 아세요?"
부산에서 30년 이상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일하고 있다는 서모(57)씨는 요즘 기도하는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고 있지만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워서다.
서씨는 열흘 전 구한 마스크를 두세 차례 세탁해 사용하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회사에서 구비한 물량이 넉넉한 편이었지만, 마스크를 찾는 승객이 늘면서 금세 동이 났다.
동료들도 새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10여차례 사용한 일회용품을 툭툭 털어 다시 쓴다고 했다.
서씨는 "운행이 많은 날은 1천명의 승객을 실어 나른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이 행선지라도 물어보면 나도 모르게 움찔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운행하는 노선이 해운대 등 유명 관광지를 경유하는데 중국인 관광객이 우르르 탈 때면 더 불안해진다"며 "(마스크) 비용은 지불할 테니 버스 기사들에게 납품이라도 해달라"고 호소했다. 버스회사 측은 백방으로 마스크를 구하고 있으나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동안 부산버스운송사업조합을 통해 마스크를 공급받았지만 최근 들어 물량이 달리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버스회사 관계자는 "지난 24일 다른 업체를 통해서 일회용 마스크 400개를 간신히 구했지만 178명의 기사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라 고민스럽다"며 "기사들 건강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버스운송사업조합도 마스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 소속 시내버스 운전기사는 5천700여명인데, 이들이 하루에 쓰는 마스크 소비량이 평균 2천500여개"라며 "마스크 3만개면 보름도 안 돼서 바닥난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상황이다.
1996년부터 서울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는 이모(54)씨는 "마스크를 일주일 넘게 사용 중"이라며 "확진자가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한 이달 초부터 마스크가 동이 났다"고 말했다.
이씨는 "요즘에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승객을 보면 목례만 해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서울 버스기사 강모씨도 "회사에서 지급하는 일회용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어 아내에게 부탁해 구해 쓰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시청 부근에서 만난 관광버스 기사 유모(53)씨는 "마스크를 자비로 사서 써왔는데 요즘엔 구하기가 힘들다"며 "마스크를 쓰고 운행하라는 지침은 받았지만 따로 지급받은 건 없다"고 전했다.
서울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수급이 힘든 상황에서 우리도 어쩔 수 없지 않으냐"며 "최대한 물량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고 감염에 노출되기 쉬운 버스기사에 한해 마스크를 제공하는 등 특별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2일 발표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사용 권고사항'에서 많은 사람을 접촉하고 감염과 전파 위험이 높은 직업군에 속하는 대중교통 운전기사, 역무원, 집배원 등에 한해 보건용 마스크(KF80 이상) 착용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버스운영과 관계자는 "버스기사 마스크 구입에 필요한 예비비를 편성해 모자람 없이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버스정책과 관계자도 "최대 10일 정도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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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