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값이 오르고 있다. 공급 과잉과 소비 부진으로 폭락했던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 17일 이후 경매 시장에서 7일 연속 상승했다.

쑥쑥 오르는 돼지고기값, 왜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5일 돼지고기 1㎏ 도매가격은 3587원이었다. 대구와 경북 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 확산하기 이전인 14일과 비교하면 400원(12%) 올랐다. 설 연휴 직전 2주간 소폭 상승했던 때를 제외하면 올 들어 가장 높은 가격이다.

작년 국내산 돼지고기의 산지 가격은 20% 이상 하락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되면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고 보고 많이 수입한 영향이다. 외식이 줄자 수요가 감소하며 시세는 더 떨어졌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자 돼지고기값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업계는 간편식과 외식 배달이 늘어나는 등 식료품 수요가 반짝 증가하면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외식 경기는 바닥이지만, 간편식은 물론 일부 생활필수품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돼지고기 세계 최대 소비국인 중국에서 가격이 계속 올라 국내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에 ASF가 번지면서 국제 돼지고기값은 지난해 큰 폭으로 출렁였다. ASF가 급격히 확산하던 지난해 4월 0.45㎏에 98.98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 돼지고기 가격은 중국 정부가 재고를 푸는 등 대책을 내놓으면서 8월 59달러대로 하락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된 올 1월 들어 70달러대로 올라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정부가 돼지고기 재고를 푸는 등 대책을 내놨지만 ASF 여파로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고 돼지고기값 상승의 원인을 설명했다. 미국 농무부는 중국이 지난해 돼지고기 수입량을 전년 대비 80% 이상 늘렸고, 올해는 이보다 42% 더 늘어난 양을 수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관계자는 “중국과 한국이 코로나19의 동시 확산 국가에 속하는 동안에는 국제 돈육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