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가 급속한 확산세를 보이며 국내 기업들의 수출과 내수 침체가 가시화되는데 이어 환율까지 급등하면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국민연금의 기업을 향한 압박까지 더해지며 국내 기업들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관련된 내용 증권부 정희형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정기자.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국내기업들의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네 먼저 수출 부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코로나19 여파에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하루 평균 수출액은 16억9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19억9천만달러였던 일평균 수출액이 지난 1월 20억2천만달러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2월 들어 일평균 수출액이 급감한 겁니다.

내수 측면에서도 코로나19 발 침체가 점차 가시화 하고 있는데요.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 지수는 96.9로 전달 대비 7.3포인트 급락하며 조사가 시작된 2008년 이래 세 번째로 크게 하락했습니다.

이 조사가 확진자가 급증세를 보이기 전인 지난 10일부터 17일 사이 이뤄진 만큼 3월 소비심리지수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앵커>

코로나19 여파가 수출과 내수에 직격탄이 된 모양새군요.

환율 역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죠? 이에 따른 영향도 짚어주시죠.

<기자>

지난주 원달러 환율이 1,200선을 돌파한데 어제는 1,219로 마감했습니다.

오늘은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최근 한 달 동안 3%넘게 오른 것을 감안하면 상승폭은 상당한 수준입니다.

반도체를 비롯한 중간재 수출이 많은 국내 기업들의 특성상 환율이 올라갈수록 수출원가가 비싸지는 만큼 강 달러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달러 강세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 역시 우려되고 있는데요.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국내 투자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 24일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 7,800억원을 순매도 한데 이어 오늘 역시 매도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수출과 내수침체에 이어 달러 강세까지 국내 기업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양새군요.

이런 상황에 국민연금까지 기업들을 압박하며 기업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요?

<기자>

네. 올해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예고한 국민연금은 어제 향후 주주권행사 방향을 결정할 수탁자 책임전문위원회를 구성했고 이에 앞선 지난 5일 5%이상 주식을 보유한 기업가운데 56개 기업의 주식보유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 공시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데요.

시기상 이번 3월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은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의결권 행사나 배당과 관련해 기업과의 대화에 나서는 방향이 유력해 보입니다.

배당성향을 기준으로 봤을 때 지난 2018년 결산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5%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평균 배당성향은 31.7%인데 반해 국민연금이 보유목적을 변경한 56개사 가운데 41개 기업이 평균치를 하회하고 있는데요.

올해 배당성향이 집계된 기업들 가운데 네이버, 현대백화점, 현대모비스 등 7개 기업은 배당성향이 10%대 이거나 그 미만인 상황이어서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는 향후 배당정책 수립과 같은 주주제안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56개 기업 가운데 아직 배당 규모가 공개되지 않은 15개 기업인데 이 중 배당성향이 낮았던 대림산업, 한국타이어 등 기업들은 배당규모 책정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배당뿐 아니라 이번 주주총회에서 주요 사안들을 의결해야 할 기업들에게 있어서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도 큰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부분도 짚어주시죠.

<기자>

네, 맞습니다.

지난해 국민연금이 반대의결권을 행사한 내역을 살펴보면 이사와 감사선임에 반대한 비중이 39.9%, 이사 보수한도가 38.9%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전체 반대의결권 행사 건수는 지난 2017년 373건에서 지난해 622건으로 큰 폭으로 늘어났습니다.

여기에 반대의결권을 행사한 안건이 부결되는 사례 역시 지난해 큰 폭으로 증가했던 만큼 국민연금의 반대의결권 행사에 대해 기업들이 느끼는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이 주주총회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듯 보이는군요.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어떨까요?

<기자>

56개 기업 가운데 현재까지 주주총회 안건이 공개된 기업 가운데 주요 특이사항이 있는 기업들을 짚어보자면 현대모비스와 엔씨소프트인데요.

현대모비스는 정의선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연임건, 엔씨소프트는 이사보수한도가 이번 주주총회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연금이 사전에 공개한 의결권행사 지침에 따르면 과도한 겸임으로 충실한 의무수행이 어려운자는 이사 선임에 반대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돼있는데요.

정의선 대표는 현재 현대자동차 대표이사와 기아자동차 이사,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현대제철 이사 등 총 네 개의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습니다.

과거 정몽구 대표이사 선임에 과도한 겸직을 이유로 반대의결권을 행사했던 이력이 있는 만큼 이번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정의선 대표이사의 연임에도 반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전년 대비 이사 보수한도를 33.3%를 늘렸는데요.

앞서 보신 것처럼 국민연금이 이사 보수한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만큼 해당 안건이 국민연금의 반대에 부딪힐 여지가 있습니다.

이밖에도 56개 기업들 대부분이 이사와 감사 선임을 앞두고 있어 국민연금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네. 증권부 정희형기자와 얘기 나눠봤습니다.
상장사 `삼중고`… 코로나에 환율·국민연금 까지
정희형기자 hh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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