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문화재연구소, 조사 보고서 5권 완간
조선왕릉 가운데 구리 동구릉 안에 있는 건원릉과 현릉, 남양주 광릉 석조문화재 보존 상태가 상대적으로 나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24일 공개한 '조선왕릉 석조문화재 - 보존상태 조사보고서 Ⅴ'에 따르면 북한에 있는 제릉과 후릉을 제외한 남한 조선왕릉 40기 석조문화재 상태를 5점 척도로 평가한 결과, 건원릉·현릉·광릉이 3.6점으로 가장 높았다.

연구소는 손상 정도를 0∼1점 양호, 1∼2점 미약, 2∼3점 보통, 3∼4점 심함, 4∼5점 매우 심함으로 분류했다.

태조가 묻힌 건원릉, 문종과 현덕왕후가 잠든 현릉, 세조와 정희왕후 무덤인 광릉은 비교적 이른 시기에 조성된 왕릉이어서 풍화가 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태종과 원경왕후 무덤인 서울 헌릉, 단종이 묻힌 영월 장릉, 성종비 공혜왕후가 잠든 파주 순릉, 중종비 장경왕후 무덤 고양 희릉 석조문화재도 3.5점으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반면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 순종 무덤인 남양주 유릉은 1.6점, 순종 부친 고종 무덤인 남양주 홍릉과 숙종비 인경왕후 무덤 고양 익릉은 1.9점으로 상태가 비교적 좋았다.

보고서는 "조선왕릉 석조문화재 평균 훼손 등급은 2.7점"이라며 "표면 풍화는 서울 태릉, 표면 변색은 양주 온릉이 가장 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석조문화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생물인 지의류 출현 비율은 여주 영녕릉 100%, 고양 서삼릉 100%, 구리 동구릉 94.1%, 고양 서오릉 87.5%로 높지만, 김포 장릉 77.9%, 서울 선정릉과 태강릉 79.7%로 낮았다"며 "수목 환경이 좋고 환경오염이 심하지 않은 곳에서 오히려 지의류가 잘 번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석조문화재의 구조적인 상태는 대부분 나쁘지 않다"며 "능별 보존 현황과 손상 진행 상황을 판단해 중점 관리가 필요한 왕릉을 선정하고, 체계적인 보존관리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선왕릉 석조문화재' 보고서는 연구소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한 조사 결과를 담았으며, 이번에 나온 5권으로 완간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조선왕릉 석조문화재 4천763점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능별 손상 정도를 비교하고, 손상 원인을 파악해 맞춤형 보존관리 방안을 제시했다.

또 왕릉 입지 환경, 석조문화재 암석 특성도 분석했다.

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의궤, 승정원일기, 일성록에 남은 왕릉 수리 기록과 최근 50년간 시행한 석조문화재 보수 내용도 수록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올해 구리 건원릉 석조문화재 보존처리를 할 방침이다.

이어 남양주 광릉, 구리 현릉, 서울 헌릉 보존처리를 진행할 계획이다.

보고서는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유산연구지식포털(portal.nrich.go.kr)에서 열람 가능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