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의사·간호사 감염 속출…"응급환자 피해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코로나19 저지를 위해 최전선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다녀갔거나 이들과 접촉한 의료진이 근무하는 전국 주요 병·의원의 응급실이나 관련 시설이 연이어 폐쇄되면서 안 그래도 지역 응급의료체계가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의료진들의 2·3차 감염피해 사례까지 잇따르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응급환자나 면역력 약한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2차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경남도 등에 따르면 창원 한양대학교 한마음창원병원에서는 의사와 간호사가 이틀 연속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간호사가 전날 먼저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 간호사와 병원에서 접촉한 의사도 이날 최종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반응이 나왔다.

의료진까지 감염되면서 병원 운영은 사실상 마비됐다.

이들 확진자와 접촉한 의료진 70여명은 모두 자가격리 중이다. 300명이 넘는 입원 환자와 보호자의 외출도 통제됐다.

병원 측은 건물 전체 방역 소독을 추가로 한 뒤 24일 오전 8시부터 진료를 정상화할 예정이다.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와 경북 청도에서도 의료진 감염은 아마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는 간호사에 이어 전공의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전공의는 지난 20일 확진 판정을 받은 신천지 교인 간호사와 같은 병동에 근무하다가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병원은 확진자와 접촉한 의사 13명과 간호사 47명을 모두 자가격리 조치하고 건물을 방역 소독했다.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경북 청도의 대남병원에서는 간호사 4명과 요양보호사 3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대남병원 의료진 등 종사자 99명 가운데 46명은 자가격리 중이며 53명은 병원에서 일반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실상 의료진의 절반이 환자를 돌보지 못하는 초유의 비상 상황인 셈이다.

이에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청도 대남병원을 확진자 격리치료병원으로 전환하고 국립정신건강센터 의료진과 호흡기내과 전문의 등을 투입하기로 한 상태다.

대학 병원이 아닌 일반 의원에서, 또 의사나 간호사가 아닌 병원 종사자 사이에서도 감염 사례는 이어지고 있다.

대구 중구 덕산동 광개토병원과 봉산동 트루맨의원에서는 간호사가 각각 1명씩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구 동인동 MS재건병원 간호사 1명과 달서구 삼일병원 간호사 1명도 확진 판정을 받고 현재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808병상 규모의 서울 은평성모병원에서는 환자 이동을 돕는 이송 요원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 이송 요원은 환자를 병동과 검사부서 등으로 이송하는 일을 하다가 지난 2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와 직접 접촉한 입원 환자만 75명에 달하는데 이들은 현재 병원에 마련된 별도 공간에 격리됐다. 접촉은 했으나 현재 퇴원한 135명은 보건소가 상태를 지속해서 관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료진 감염으로 인한 의료 공백과 환자들의 2차 피해를 크게 우려하면서 코로나19 관련 환자와 일반 환자에 대한 의료 체계를 철저히 분리해야 일선 현장에서의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한국경제TV 핫뉴스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