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액티브] 2030에게 20대 국회 청년정책 물었더니-1
4·15 총선을 앞두고 각 당이 다시금 청년 인재 영입에 정성을 들이고 있다.

그렇다면 4년 전 각 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국회 입성에 성공한 청년 정치인들은 청년층을 얼마나 잘 대변했을까.

20대 국회에서 활동한 청년 의원 손에서 탄생한 법안 등에 대해 청년 인턴기자들이 지인 등 주변인 30명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9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설문과 심층 인터뷰에 응한 이들은 청년층인 20∼34세 남성(17명)과 여성(13명)으로, 서울(17명)을 포함한 수도권 거주자(23명)와 지방 거주자(7명)로 구성됐다.

청년 정치인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설문 응답자 30명 중 70%(21명)가 청년 정치인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20대 국회에서 활동한 청년 정치인은 누구인 것 같냐'는 물음에 응답자 중 21명이 '잘 모른다'고 대답했다.

50대인 미래통합당 하태경 의원이나 20대 국회에 속하지 않은 이준석 최고위원 이름을 댄 응답도 간간이 등장했다.

대학생 박은홍(24)씨는 "뉴스를 보면 서로 물어뜯기 바빠서 누가 청년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악구에 사는 조현재(26)씨도 "국회에서 마련한 청년 관련 법안 가운데 내 실생활에 밀접하게 적용되는 게 없었다"며 "청년 정치인이라고 할 때 한 번에 와 닿는 사람을 생각해내기 어렵다"고 했다.

[인턴액티브] 2030에게 20대 국회 청년정책 물었더니-1
20대 국회에서 청년 의원으로 활동한 정치인은 부산 연제구가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김해영(만 43세), 비례대표로 당선된 미래통합당(당선 당시 새누리당) 신보라(만 37세), 무소속(당시 국민의당) 김수민(만 33세) 의원이다.

김해영 의원은 20대 총선 출마 당시 더불어민주당 뉴파티위원회 기자회견에서 20·30대 청년 후보로 소개됐다.

2016년 2월 당시엔 30대 후반이었다.

신보라 의원은 '청년 국회의원에 도전한다'는 출마선언문을 내며 포부를 밝혔다.

김수민 의원 역시 '청년 여성 디자인 벤처 창업가'로 국민의당 비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세 의원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각각 법안 113건, 86건, 79건을 대표 발의했다.

이중 청년과 관련된 법안 수는 각각 6건, 18건, 6건이었다.

국회를 통과해 공포된 법안은 모두 3건으로, 청년기본법,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었다.

이들이 발의한 법안이 직접 통과된 것은 아니지만 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대안반영폐기' 처리돼 최종 통과 법안에 직·간접적으로 반영됐다.

[표] 20대 국회 청년 의원이 통과에 관여한 청년 관련 법안
┌─────────┬─────┬─────────────────────┐
│ 법안명 │관련 법안 │ 내용 │
│ │ 발의자 │ │
├─────────┼─────┼─────────────────────┤
│ 청년기본법 │ 김해영 │- 청년 정책의 수립·조정 및 청년지원 등에 │
│(의안번호 2023987)│ 신보라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 │
│ │ │- '청년'을 19세 이상 34세 이하인 사람으로 │
│ │ │정의 및 청년의 날 지정 │
│ │ │- 국무총리는 청년 정책에 관한 기본계획을 5│
│ │ │년마다 수립·시행,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 │
│ │ │과 시·도지사는 연도별 시행계획을 매년 수 │
│ │ │립·시행 │
├─────────┼─────┼─────────────────────┤
│청년고용촉진 특별 │ 신보라 │- 고용노동부 장관은 청년 고용 의무 미이행 │
│법 일부개정 법률안│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의 미이행 현황, 사유,│
│ (2017833) │ │ 전년도 기업에 대한 조치 결과를 상임위에 │
│ │ │제출 │
│ │ │- 공공기관 청년 미취업자 고용의무제도의 유│
│ │ │효기간을 연장 │
├─────────┼─────┼─────────────────────┤
│조세특례제한법 일 │ 신보라 │- 청년창업 중소기업에 대한 세액 감면율 상 │
│ 부개정 법률안 │ 김수민 │향 조정 │
│ (2013661) │ │-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에 대한 소득세 감 │
│ │ │면 기간 연장 │
│ │ │ │
└─────────┴─────┴─────────────────────┘
(자료: 국회의안정보시스템)

그러나 20대 국회 청년 의원들의 노력을 거쳐 만들어진 법안 내용이 설문에 참가한 청년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성건우(25)씨는 "청년 의원들이 나름대로 활동을 홍보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안다"면서도 "하지만 실질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우리 청년들과 연결된 창구가 충분치 않아 정치에 큰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청년 의원이 누군지, 이들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 알기 어렵다"고 아쉬워했다.

김동욱(28)씨는 "의원들이 청년 삶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있는지 솔직히 의문"이라며 "현실을 모르니 실효성 있는 해결책은 나오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중구의 25세 청년은 "공기업 내 채용 성차별이나 학내 미투 운동 등 각종 젠더 이슈에 대한 분노에 (국회가) 소극적으로 대처해 아쉽다"고 했다.

청년들은 청년 관련 3개 법안 중 청년기본법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청년기본법은 청년의 범주(만 19∼34세)를 규정하고, 국가와 지자체가 청년에 대한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법안에 명시했다.

국무총리는 청년정책에 관한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 및 시행해야 한다.

이상빈(23)씨는 "고위공직자 자녀 대입 전형 전수 조사 등과 같은 법안은 그때그때 터지는 이슈를 사후 처방하는 성격이 짙었다고 본다"며 "청년기본법은 청년 지원에 대한 국가 의무를 처음으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보다 근본적으로 청년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울산 남구에 사는 신창현(23)씨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스펙을 쌓고 취업을 준비하다 보면 서른을 넘기는 게 부지기수"라며 "청년기본법을 통해 청년을 규정하는 상한선을 높이고 법마다 달랐던 청년 나이를 통일한 것이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유혜진(23)씨 역시 "지금까지 복지 정책에서 청년은 '어릴 때는 고생 좀 해봐야 한다'는 식으로 배제됐다는 생각"이라며 "이제 청년도 하나의 시민이자 사회 동력으로서 인정하겠다는 느낌"이라고 평했다.

(계속)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