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전문대 100명 휴학, 계명대 90명 입국 보류
입국 유학생 상당수 기숙사 대신 자가격리 선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구와 경북에 확산하자 휴학을 문의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경북대에 따르면 중국인 유학생들이 휴학 가능 여부와 절차를 문의하는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8일까지 잠잠하다가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자 학교로 돌아오는 걸 꺼리는 경향을 보인다고 대학 측은 설명했다.

일부 학생은 코로나19 확산 소식을 들은 뒤 학교에 '대구가 우한처럼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 섞인 질문을 하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문의 전화 폭주로 담당자가 몸살을 앓을 정도다"고 말했다.

영진전문대에는 20일 50여명에 이어 21일에도 50여명이 추가로 전화를 걸어 휴학 의사를 밝혔다.

이 대학은 당초 260명이 방학을 마치고 이달 말까지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100여명이 휴학과 함께 입국을 포기했다고 한다.

영남대 담당부서에도 20일 50여명이 휴학을 문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계명대는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오기 전인 지난주까지 340명이 입국 의사를 보였으나 19일 이후 이를 보류하는 학생이 폭주해 현재까지 90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했다.

대학 관계자는 "아직 입국하지 않은 중국 학생들이 현지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대구가 위험하다는 내용을 주고받고 있어 앞으로 휴학을 선택하는 학생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경북대는 교학부총장을 위원장으로 의학과, 수의학과, 약학과, 생명과학부 교수 9명이 위원인 '코로나19 연구 대응팀'을 꾸리고 정부와 지자체 대응에 협조하기로 했다.

영진전문대는 코로나19 종합상황실을 마련해 개강에 맞춰 입국하는 중국인 유학생 관리에 집중키로 했다.

대구시는 유학생 관리를 위해 대구공항·동대구역과 각 대학 기숙사 간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대학별로 기숙사 등에 이들을 일정 기간 격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당수는 기숙사 입소를 거부하고 원룸 등에 자가 격리하고 있어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북대는 이날부터 29일까지 입국할 학생이 236명이지만 이 가운데 기숙사 입소를 선택한 학생은 136명이고 나머지 100명은 원룸에서 자가격리만 하기로 했다.

영남대는 최근 입국한 중국 유학생 117명 가운데 7명만 기숙사에 격리를 선택했고 나머지 110명은 원룸 등에 자가 격리 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대구 한 대학 관계자는 "기숙사에 단체 격리하는 학생을 빼고 자가격리 중인 학생은 전화나 SNS로 동향을 파악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다.

경산시는 이날 중국인 유학생에게 휴학을 적극 권고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지역 대학들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