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둘다 살리는 방향으로 해야" 주문…공관위, 내일 결론 낼듯
"김남국 경선 붙여선 안돼" vs "'중도뽕' 맞은 의원들이 도륙" 당내 분란
'조국 백서' 필자인 김남국 변호사가 4·15 총선 서울 강서갑 출마를 강행하면서 20일 더불어민주당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옹호해 온 김 변호사와, 조 전 장관 관련 사태에서 쓴 소리를 냈던 강서갑 현역 금태섭 의원의 '조국 내전'이 현실화를 앞둔 것이다.

민주당은 '조국 내전'이 실제로 벌어질 경우 수도권 등지의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이날 '사태 수습'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금 의원과 김 변호사는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다.

훌륭한 두 재원이 소중하게 쓰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고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비공개 전략공천 간담회에서도 "둘다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김 변호사나 금 의원 중 한명을 무작정 '컷오프'(공천 배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김 변호사를 강서갑이 아닌 다른 지역구로 출마하게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에게 "두 분이 경선하면 둘 중 한 분은 자원에서 사라지는 것이니 종합적으로 반영해 두 분 다 소중한 자원으로 활용해 활동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찾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내일 방안을 찾아보라고 한 것이 오늘의 결론"이라고 덧붙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예측할 수 있는 것은 김 변호사를 다른 지역으로 보내는 것이지만, 굳이 그런 이야기까지 나누진 않았다"며 "공관위에서 곧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21일 열리는 공관위 회의에서 강서갑 공천 논란의 해법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의 만류에도 김 변호사가 "금 의원과 당당히 경쟁하겠다"며 강서갑 후보 신청을 강행하자 당은 술렁이고 있다.

일단 지도부는 김 변호사의 출마에 지도부와 사전 교감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선긋기'에 나섰다.

'미운털'이 박힌 금 의원을 '찍어내기' 위해 당이 김 변호사를 투입한 게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해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최근 김 변호사가 가고 있는 행보는 지도부와 사전에 협의했다거나 또는 지도부의 의사에 의한 것은 아니다.

신중히 개인적 판단에 의한 것"이라며 "또 여러가지 경로로 여러 의견이 김 변호사에게 전달됐을 것이다.

그런데 김 변호사가 결국 경선을 하게 해달라며 공천 신청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김 변호사의 출마 강행을 비판하는 목소리와 경선 도전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부딪혀 갈등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대로 뒀다간 지난 총선 김용민 사태처럼 전체 선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김 변호사를 경선에 붙이면 안 된다.

빨리 정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 변호사가 공천 신청을 정말로 할 줄은 몰랐다.

당이 왜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느냐"는 불만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조국 수호 전쟁' 프레임에 대해 "금 의원과 일부 보수 언론에서 만들어낸 말"이라며 "이 프레임을 다른 말로 바꿔보면 검찰개혁 찬성과 검찰개혁 반대, 정치 청년의 도전과 기득권 정치의 심판구도"라고 지적했다.

공관위의 '부적격 후보' 판정으로 강서갑 출마가 무산된 정봉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주당의 '중도' 뽕을 맞은 의원들이 김남국을 도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 전 의원은 "공관위는 3포인트 차이 적합도 1위를 경선 배제하고 가장 당성이 충실한 청년을 쳐내고 총선을 포기하겠다는 것인가"라며 공천 배제 전 적합도 조사에서 자신이 금 의원을 제쳤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부 당원들도 김 변호사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날 SNS상에는 "금태섭 같은 인간에게는 소신 발언이라며 찍소리도 못하고 문재인 정부, 촛불 시민과 함께한 청년 변호사 김남국에게는 공천 부적격 판단을 내린다면 민주당은 민주시민을 배신하는 것"이라는 글이 돌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