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주요 국가보다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일 OECD 국가들의 2001~2019년 성장률 등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5년 단위 분석)은 2001~2005년 5.0%에서 2006~2010년 4.3%, 2011~2015년 3.1%, 2016~2019년 2.9%로 2000년 이후 계속 하락했다.

한국의 2001~2005년 대비 2016~2019년 경제성장률 감소폭(2.1%포인트)은 OECD 국가 중 라트비아(5.1%포인트), 리투아니아(4.1%포인트), 에스토니아(3.3%포인트), 그리스(2.7%포인트)에 이어 다섯 번째로 컸다. 한경연 관계자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까지 세계 경제성장률보다 높았으나 2011년 이후에는 이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며 “하락폭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이상인 OECD 23개 회원국 중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잠재성장률도 같은 기간 1.7%포인트 떨어졌다. OECD 국가 중 여덟 번째로 하락 속도가 빠르다. 같은 기간 OECD 국가 평균 잠재성장률은 0.4%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독일(0.8%포인트), 덴마크(0.3%포인트), 아일랜드(0.7%포인트) 등 6개국의 잠재성장률은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총생산(GDP)과 잠재 GDP의 격차를 나타내는 GDP갭은 2013년 이후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GDP갭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물가 상승 우려는 적지만 경제가 잠재 GDP에도 못 미칠 만큼 침체돼 있다는 뜻이다. 한경연은 “경제가 성숙화 과정을 거치며 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이 둔화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한국은 하락 정도가 유난히 크다”며 “생산성 향상과 신산업 육성, 고부가 서비스 창출 등으로 경제 역동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