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4∼5일 내한 영국 팝스타 서면 인터뷰
미카 "'김믹하' 애칭에 자부심…한국팬, 커리어 특별하게 해"
'My name is Michael Holbrook / I was born in 1983'(내 이름은 마이클 홀브룩 / 난 1983년에 태어났지)
지난해 10월 영국 출신 팝스타 미카(MIKA·37)가 발표한 5집 '마이 네임 이즈 마이클 홀브룩' 첫 번째 트랙 '타이니 러브'(Tiny Love) 가사 일부다.

자기 이름과 출생연도를 밝힌 평범하기 그지없는 이 가사가 팬들 가슴을 울렸다.

아티스트 미카가 비로소 온전한 자기 자신인 '마이클 홀브룩'과 마주했기 때문이다.

다음 달 4년 만에 투어 '레벌레이션(Revelation)' 일환으로 한국을 찾는 미카는 20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해당 앨범을 두고 "일종의 위로를 담은 앨범"이라고 말했다.

"과거엔 사람들이 제 예명인 '미카'로 저를 봐야 제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이건 틀렸고, 사실 그 반대인 걸 깨달았어요.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저 자신이 누군지 정체성을 뚜렷이 해야 한다고 느꼈어요.

"
미카는 2012년 미국의 한 매체를 통해 커밍아웃했다.

당시 그는 "성적 지향을 받아들이고 공개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된 건 오로지 내 음악 때문이다.

이것이 진짜 나이고 내 인생"이라며 동성애자임을 고백했다.

이후 작업해 만든 앨범에서 점점 더 솔직하고 과감한 메타포를 담았고, 자신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전 최근 몇 년간 정말 '잘' 살았어요.

열심히 노력했고, 음악과 창의성에 더 집중하려고 많은 생각을 한 후에 결정을 내렸죠. 그러면서 더 행복하게 됐고, 삶이 어떤지 이해하게 됐고, 무엇이 중요한지 깨달았어요.

"
미카 "'김믹하' 애칭에 자부심…한국팬, 커리어 특별하게 해"
그는 2007년 경쾌한 팝 사운드 '그레이스 켈리'(Grace Kelly)로 데뷔해 어느덧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롤리팝'(Lollipop), '해피 엔딩'(Happy Ending), '포퓰러 송'(Popular Song) 등 히트곡을 여럿 냈고, 평론가들로부터 '팝 천재'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4옥타브를 넘나드는 가창력과 무대 위를 뛰어다니며 분출하는 넘치는 끼를 보며 그를 '제2의 프레디 머큐리'라 칭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비교에 미카는 손을 내저었다.

"저는 그 별명을 듣고 싶지 않아요.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비교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프레디 머큐리의 '빅 팬'이지만, 팬이기에 그와 비교하고 싶지 않아요.

"
미카는 2009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6번 한국 무대에 올랐다.

무대 위에나 혹은 SNS에서 한국어로 팬들과 소통하면서 국내 팬들로부터 '김믹하'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김믹하'라는 말이 쓰인 티셔츠와 모자가 있는데 너무 좋아서 자주 쓰고 다녀요.

이 이름에 자부심을 느끼죠. 따스하고 인정받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
팬들도 미카의 한국 사랑에 화답했다.

당초 미카의 내한 공연은 다음 달 5일 하루만 예정됐지만 치열한 예매 경쟁으로 단숨에 매진됐다.

결국 4일 하루 더 무대에 서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의 공연은 정말 특별했어요.

따뜻함과 떼창을 하는 열정, 공연 때마다 선사한 서프라이즈 이벤트까지. 매우 감사하고 그런 순간들이 제 커리어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요.

이번 공연에서도 함께 미친 듯이 놀고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
미카 "'김믹하' 애칭에 자부심…한국팬, 커리어 특별하게 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