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마스크 없이 접객·택시운전…코로나19 경계 느슨한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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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유람선 집단감염 의심되는 데 "소문 때문에 피해" 우려하기도
일본 정부 "발열·감기 증세 나흘 이어지면 보건소 상담·진료" "사진 좀 찍어주시겠어요?"
17일 오후 도쿄(東京) 센소지(淺草寺) 입구에서 만난 한 외국인 여행객은 일면식도 없는 기자에게 망설임 없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건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일본에서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지만, 여행객 등 유동인구가 많은 도쿄 아사쿠사(淺草) 일대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느슨해 보였다.
센소지로 이어지는 상점가는 지하철 내부를 방불케 할 정도의 인구 밀도를 보이는 상황이었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은 행인이 많았다.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에서 음식을 먹거나, 낯선 이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기념사진을 찍는 여행객도 눈에 띄었다.
상점의 종업원은 마스크를 착용한 이들이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음식점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손님을 응대하는 종업원도 있었다.
일대를 운행하는 버스의 경우 운전기사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으나 택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운전기사가 꽤 많이 보였다.
선상 신년회를 한 택시 기사들이 집단 감염된 사건도 발생했는데 여전히 마스크를 쓰지 않고 운행하는 것이다.
업계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마스크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개인택시협회 사무국 관계자는 "개인택시의 경우 운전사가 자영업자이므로 협회에서 마스크를 직접 지급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슈퍼나 약국에 가도 마스크를 사기 어려운 상황이고 개별 운전사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연합뉴스에 설명했다.
도쿄버스협회 관계자는 "회사 측이 운전기사에 마스크를 50매씩 지급한 곳도 있지만, 비축분이 별로 없어서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개인택시협회·도쿄버스협회 등은 결국 17일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사를 만나 마스크와 소독액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아사쿠사 근처를 흐르는 강인 스미다가와(隅田川)나 연결된 하천에는 소형 유람선인 '야카타부네'(屋形船)가 정박해 있었다.
어느 업체인지는 특정되지 않았으나 지난달 한 개인택시 조합이 야카타부네를 전세 내 선상 신년회를 개최한 후 참석자 중에 감염자가 10명 넘게 발생했다.
근처를 지나던 한 중년 남성이 이를 염두에 두고 "한 2∼3개월은 (장사가) 안 되겠다"고 말하자 함께 걷던 다른 남성은 "이상한 녀석들이 탔기 때문이다.
또 '후효히가이'(風評被害)가 생기겠네"라고 반응했다.
휴효히가이는 소문 등으로 인해 경제적 피해를 보는 것을 의미한다.
과학적인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피해라는 의미를 투영해 피해 당사자를 두둔하는 뉘앙스다.
하지만 집단 감염으로 의심할 만한 사건 때문에 장사가 안되는 것을 후효히가이라고 부르는 것이 온당한지는 의문이 들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도쿄도는 감염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야카타부네의 이름은커녕 운항 구역도 알려주지 않았다.
한국에서 감염자가 다녀간 면세점, 백화점 등의 이름을 공개하고 휴업한 것과는 대비됐다.
한국에서는 코로나19가 확산하도록 하는 것보다는 과잉대응해서 초기에 제압하는 것이 낫다는 공감대가 있지만, 일본 당국의 대응 방향을 달라 보인다.
일본 정부는 발열이나 감기 증상이 지속하는 기간이 4일 이상 이어질 때 보건소 등에 상담하고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으라고 기준을 제시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이들이 과도하게 병원에 몰려 정작 집중적인 의료 지원이 필요한 중증 감염자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해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일본 언론은 코로나19를 '올바르게' 두려워해야 한다는 취지를 강조하고 있다.
과잉 대응하더라도 초기에 잡아야 한다는 한국의 기조와는 매우 다른 분위기다.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일본에서 확인된 이들은 전날 500명을 돌파했다.
중국 외에는 일본이 가장 많다.
전문가들은 일본 내 감염 확산이 이제 초기 단계라고 평가했다.
감염이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 "발열·감기 증세 나흘 이어지면 보건소 상담·진료" "사진 좀 찍어주시겠어요?"
17일 오후 도쿄(東京) 센소지(淺草寺) 입구에서 만난 한 외국인 여행객은 일면식도 없는 기자에게 망설임 없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건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일본에서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지만, 여행객 등 유동인구가 많은 도쿄 아사쿠사(淺草) 일대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느슨해 보였다.
센소지로 이어지는 상점가는 지하철 내부를 방불케 할 정도의 인구 밀도를 보이는 상황이었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은 행인이 많았다.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에서 음식을 먹거나, 낯선 이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기념사진을 찍는 여행객도 눈에 띄었다.
상점의 종업원은 마스크를 착용한 이들이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음식점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손님을 응대하는 종업원도 있었다.
일대를 운행하는 버스의 경우 운전기사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으나 택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운전기사가 꽤 많이 보였다.
선상 신년회를 한 택시 기사들이 집단 감염된 사건도 발생했는데 여전히 마스크를 쓰지 않고 운행하는 것이다.
업계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마스크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개인택시협회 사무국 관계자는 "개인택시의 경우 운전사가 자영업자이므로 협회에서 마스크를 직접 지급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슈퍼나 약국에 가도 마스크를 사기 어려운 상황이고 개별 운전사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연합뉴스에 설명했다.
도쿄버스협회 관계자는 "회사 측이 운전기사에 마스크를 50매씩 지급한 곳도 있지만, 비축분이 별로 없어서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개인택시협회·도쿄버스협회 등은 결국 17일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사를 만나 마스크와 소독액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아사쿠사 근처를 흐르는 강인 스미다가와(隅田川)나 연결된 하천에는 소형 유람선인 '야카타부네'(屋形船)가 정박해 있었다.
어느 업체인지는 특정되지 않았으나 지난달 한 개인택시 조합이 야카타부네를 전세 내 선상 신년회를 개최한 후 참석자 중에 감염자가 10명 넘게 발생했다.
근처를 지나던 한 중년 남성이 이를 염두에 두고 "한 2∼3개월은 (장사가) 안 되겠다"고 말하자 함께 걷던 다른 남성은 "이상한 녀석들이 탔기 때문이다.
또 '후효히가이'(風評被害)가 생기겠네"라고 반응했다.
휴효히가이는 소문 등으로 인해 경제적 피해를 보는 것을 의미한다.
과학적인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피해라는 의미를 투영해 피해 당사자를 두둔하는 뉘앙스다.
하지만 집단 감염으로 의심할 만한 사건 때문에 장사가 안되는 것을 후효히가이라고 부르는 것이 온당한지는 의문이 들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도쿄도는 감염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야카타부네의 이름은커녕 운항 구역도 알려주지 않았다.
한국에서 감염자가 다녀간 면세점, 백화점 등의 이름을 공개하고 휴업한 것과는 대비됐다.
한국에서는 코로나19가 확산하도록 하는 것보다는 과잉대응해서 초기에 제압하는 것이 낫다는 공감대가 있지만, 일본 당국의 대응 방향을 달라 보인다.
일본 정부는 발열이나 감기 증상이 지속하는 기간이 4일 이상 이어질 때 보건소 등에 상담하고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으라고 기준을 제시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이들이 과도하게 병원에 몰려 정작 집중적인 의료 지원이 필요한 중증 감염자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해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일본 언론은 코로나19를 '올바르게' 두려워해야 한다는 취지를 강조하고 있다.
과잉 대응하더라도 초기에 잡아야 한다는 한국의 기조와는 매우 다른 분위기다.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일본에서 확인된 이들은 전날 500명을 돌파했다.
중국 외에는 일본이 가장 많다.
전문가들은 일본 내 감염 확산이 이제 초기 단계라고 평가했다.
감염이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