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5일부터 증상발현…접촉자 114명 중 113명은 의료기관서 발생
아내도 '30번 환자'로 확진…"지역사회 감염으로 단정하진 못 해"
보건당국, 29번환자 감염경로 파악중…발병 전 14일간 행적 추적(종합)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국내 29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는 지난 5일부터 마른기침 등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보건당국은 이 환자의 증상 발현 전 14일간 행적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서 증상이 있거나 해외를 방문한 사람과 접촉했는지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7일 정례브리핑에서 29번 환자(82세 남성, 한국인)의 발병 시점이 이달 5일이라고 밝혔다.

29번 환자의 아내인 30번 환자(68세 여성, 한국인)의 발병일은 6일 또는 8일로 추정했다.

두 사람은 현재 서울대병원 격리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80대와 60대로 고령이지만 상태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다.

29번 환자 114명 접촉…격리 열흘 전부터 종로 의원·약국 등 수차례 방문 / 연합뉴스 (Yonhapnews)
◇ 증상발현 후 10여일간 지역사회 체류…의료기관 방문 잦아
29·30번 부부환자는 확진되기 10여일 전부터 증상이 있었다.

두 사람은 모두 2월 초부터 증상이 나타났지만, 코로나19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없어 확진이 늦어졌다.

남편이 전날 먼저 확진됐고, 아내도 같은 날 양성으로 확인됐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29번 환자는 이달 5일부터 마른기침 등 증상이 있었다"며 "(확진 전) '노노케어' 도시락 배달 봉사를 했는데 노인종합복지관이 이달 1일부터는 계속 휴관이었다.

(29번 환자가) 발병 이후 (도시락을) 배달한 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30번 환자는 감염원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데 발병일은 이달 6일 내지 8일로 추정하고 있다"며 "전날에는 증상이 없었지만, 그 이전에 몸살, 감기 기운 같은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확진이 늦어지다 보니 두 사람은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오랜 시간 지역사회에 머물렀다.

특히 병원, 약국 등 의료기관 방문이 잦았다.

이날 공개된 29번 환자의 접촉자 114명 가운데 113명은 병원, 약국 등 의료기관에서 접촉한 사람인 것으로 분석됐다.

29번 환자는 2016년 외과 시술을 받은 뒤 후속 치료를 위해 평소 동네병원(강북서울외과의원)을 자주 찾았다.

증상 발현 이후에도 이 병원을 6차례 방문했다.

다른 동네병원(신중호내과의원)도 2차례 방문했고,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에도 머물렀다.

30번 환자는 확진 전인 8일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당시에는 증상이 있었을 때다.

서울대병원은 방문 구역을 소독하고 환자와 접촉했던 의료진을 격리시켰다.

30번 환자는 29번 환자가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에 방문했을 때도 동행했다.

보건당국, 29번환자 감염경로 파악중…발병 전 14일간 행적 추적(종합)
◇ 감염경로 '아리송'…"몇가지 가능성 두고 조사중"
29·30번 환자의 감염경로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이들은 모두 해외여행력이 없다.

가족 가운데 해외여행력이 있는 사람도 없다.

또 현재까지 국내 다른 확진자와 접촉한 이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증상 발현이 아내가 더 늦었던 점을 미뤄보아 남편이 먼저 감염된 뒤 아내에게 병을 옮겼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두 사람이 공동 감염원에 노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 본부장은 "두 사람이 (감염원에) 공동노출됐는지, 남편이 하루 정도 더 빨리 발병했는데 남편으로 인해 배우자가 감염됐는지 두가지 가능성을 두고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보건당국은 몇가지 가능성을 두고 29·30번 부부환자의 감염경로를 파악 중이다.

특히 먼저 확진된 29번 환자가 방문했던 노인복지관 등에서 증상이 있거나 해외를 방문한 사람과 접촉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29번 환자의) 발병 전 14일 행적 중 종로 노인복지관 방문 등 일부 활동이 파악됐다"며 "그 활동 범위 내에서 유증상자나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있었는지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이야기지 전혀 감염원을 추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몇 가지 가능성을 놓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역학조사 방법을 보면, 보건당국은 29번 환자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감염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 본부장은 '본인이 감염된지 모르는 감염자가 지역사회에 있다고 보느냐'란 질문에 "29·30번 환자가 (발병) 14일 전 (감염원에) 노출됐다고 보면, 그분(감염원)은 경증이었고 대부분 완치됐을 수 있다"고 답했다.

다만 "이런 상황에 대해 가정해서 말하기는 어렵다"며 "감염경로와 감염원을 신속하게 조사해 밝히는 데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보건당국, 29번환자 감염경로 파악중…발병 전 14일간 행적 추적(종합)
◇ 확진자 30명·격리해제 10명…"퇴원검토 환자 더 있다"
보건당국은 29·30번 환자의 감염경로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역사회 감염'이라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정 본부장은 "감염원을 특정하지 못하면 '지역사회 감염'으로 판단한다"며 "29번째 환자에 대해서는 현재 '지역감염이다'라고 단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30명이다.

격리해제는 전날 9명에서 10명으로 늘었다.

애초에 증상이 없었던 28번 환자(31세 여성, 중국인) 이날 추가로 격리에서 해제됐다.

28번 환자는 3번 환자(54세 남성, 한국인)의 지인으로 마지막 접촉일을 기준으로 16일 만에 확진 판정을 받아 잠복기(최장 14일) 논란을 일으켰다.

이 환자는 잠복기 기간에 성형외과 시술로 진통소염제를 복용해 증상이 드러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치료를 받는 나머지 10명은 최고령자인 82세 29번 환자를 포함해 모두 상태가 양호하다.

12명이 폐렴으로 산소치료를 받고있지만, 최근 상태가 호전됐다.

확진자의 접촉자는 총 1천900명이다.

이 가운데 406명은 격리조치 중이다.

정 본부장은 "격리해제와 퇴원을 검토하는 분들이 더 있다"며 "중앙임상TF가 격일로 검사결과와 증상 호전을 놓고 계속 사례분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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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