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구성에 한국당·새보수당 다수…공관위 현 체제 유지할 듯
'중도·개혁보수' 양분한 안철수·유승민 미래통합당 참여 주목
3년만에 보수통합…'도로 새누리당' 넘어 중도확장 가능할까
자유한국당·새로운보수당·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등이 한데 모인 미래통합당의 오는 17일 출범은 3년여만의 보수 진영 통합을 뜻한다.

지난 2017년 1월 탄핵 사태로 보수의 중심축이었던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은 분열했다.

하지만 4·15 총선을 앞두고 보수 진영에서 통합 목소리가 커졌고 그 결과가 바로 미래통합당이다.

한때 더불어민주당에 몸담았던 전진당 이언주 의원과 옛 안철수계 인사들이 참여, '중도로의 확장' 의미도 있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이 닻을 올리기 전부터 곳곳에 암초가 감지된다.

중도·보수 진영을 아우르는 통합이라고는 하지만, '도로 새누리당' 아니냐는 시선을 극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우선 미래통합당의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보면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 12명의 미래통합당 최고위에는 황교안 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 8명에 무소속 원희룡 제주지사, 새보수당 이준석 젊은정당비전위원장이 참여한다.

원 지사와 이 위원장은 과거 새누리당에 몸담았다.

전진당의 이언주 의원 측과 옛 안철수계 등이 나머지 2명의 최고위원을 추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당 최고위의 절대다수는 옛 새누리당 인사들로 채워지는 것이다.

이는 미래통합당의 공천관리위원회 개편 문제와도 연결된다.

전진당과 시민단체 등은 김형오 위원장 중심의 한국당 9인 공관위 체제 확대 개편을 요구하지만,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공천 지분 나눠 먹기'라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미래통합당 최고위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9인 공관위 체제'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언주 의원 측은 "전진당과 시민단체 등은 '도로 새누리당'이 되는 것을 막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통합신당의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고 강하게 맞서고 있다.

통합준비위원회에 참여했던 시민단체 측은 "통합신당의 얼굴이 될 지도부 및 공관위 구성을 최소한 절반이라도 바꾸거나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통준위에서 전원 탈퇴한 상태다.

3년만에 보수통합…'도로 새누리당' 넘어 중도확장 가능할까
미래통합당이 중도 진영으로 지지층을 넓힐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당장 '실용적 중도'를 표방하는 안철수 전 의원은 통합 논의에 선을 그으며 '국민의당' 창당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따라서 미래통합당은 '보수·중도 통합'이라기보다 '범보수 통합'이라는 말도 나온다.

미래통합당에서 함께할 황교안 대표와 개혁보수를 앞세운 새보수당 유승민 의의 화학적 결합 여부도 관건이다.

통합의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는 두 사람의 회동도 아직 성사되지 않았다.

따라서 황 대표와 유 의원이 손을 맞잡는 '세리모니', 나아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유 의원의 지원 유세를 이끌어내는 황 대표의 노력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광화문 광장의 '태극기 세력'이 통합신당에 합류할지도 불투명하다.

한국당 일각에선 이들과 선거 직전 선거연대 등을 도모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실패할 경우 보수 표심 분열 우려도 나온다.

미래통합당은 오는 17일 출범식 이후 최고위·공관위 구성 등을 차례로 마친 뒤 이달 말께 선거대책위원회를 띄울 방침이다.

총선이 두 달 남은 만큼 선대위 체제로 빠르게 전환해 권역별 선거운동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통합준비위원회 박형준 공동위원장은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대위엔 최대한 다양한 분야에서 공신력 있는 인사들을 모셔야 할 것"이라며 "보수진영 내 잠룡들도 선대위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