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36세이브로 부문 1위…"원피치 투수 한계 넘을 것"

작년 세이브왕 오른 SK 수호신 하재훈 "새 시즌 커브에 올인"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투수 하재훈(30)은 2019시즌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미국 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등을 경험한 하재훈은 2019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SK에 입단한 뒤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했는데, 전향 첫해 주변의 예상을 깨고 맹활약을 펼쳤다.

61경기에 출전해 5승 3패 3홀드 36세이브 평균자책점 1.98을 기록하며 리그 세이브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더할 나위 없는 성적이었다.

그러나 하재훈은 불안했다.

단조로운 구종 때문이었다.

원래 야수였던 하재훈은 강한 어깨로 150㎞대 직구를 뿌리지만, 변화구 구사 능력에선 한계를 보였다.

그는 지난 시즌 커브 등 변화구를 상대 타자의 타격 흐름을 흔드는 용도로만 활용했다.

제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결정구는 주로 '직구'였다.

승부처에선 어김없이 직구만 던졌다.

하재훈은 이런 볼 배합으로는 새 시즌에 활약을 이어가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커브'의 완성 여부에 따라 남은 선수 인생이 달렸다고 판단한 하재훈은 2020 스프링캠프에서 커브 연마를 위한 첫걸음을 시작했다.

1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비로비치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콤플렉스에서 만난 하재훈은 "커브를 결정구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려고 한다"며 "불펜 피칭 등 본격적인 피칭 훈련을 시작하면 커브의 훈련 비중을 전체 훈련량의 절반 수준으로 이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커브 훈련에 앞서 체력도 키우고 있다.

그는 매일 오전 6시에 경기장으로 나와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근력 운동과 체력 운동을 하고 있다.

하재훈은 "적지 않은 투수들은 투구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웨이트 훈련을 잘 하지 않는데, 난 야수 출신이라 웨이트 훈련이 필요하더라"라며 "본격적인 피칭 훈련에 앞서 기초 체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 시즌 마무리 투수 경쟁은 지난 시즌보다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로 복귀한 '끝판왕'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세이브왕 경쟁에 뛰어든다.

하재훈은 절친한 사이인 오승환과 경쟁을 묻는 말에 "세이브는 선수 본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팀 상황에 따라 성적이 갈릴 수 있다"며 "오승환 형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