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부상 여파로 포기할 뻔…"대회를 마무리해 다행"
'발목 아픈' 피겨 이시형 "기권까지 생각…최악은 면해"
"최악의 상황을 면하고 대회를 마무리해서 다행입니다.

"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끝내고 가쁜 호흡을 가다듬으며 믹스트존에 들어선 이시형(고려대)은 아쉬움보다는 안도감이 앞서는 표정이었다.

이시형은 9일 서울 목동실내아이스링크에서 치러진 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6.96점에 예술점수(PCS) 70.54점, 감점 1을 합쳐 136.50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67.00점을 얻은 이시형은 총점 203.50점을 받으면서 힘겹게 200점대를 넘어섰다.

자신의 ISU 공인 최고점(218.31점)에 15점 가까이 떨어지는 점수였지만 발목 부상을 안고 나선 대회인 만큼 스스로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시형은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지만 최악의 상황을 면하고 대회를 마무리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기권까지 생각했다.

이번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두 번째 대회를 끝내고 쿼드러플(4회전) 살코를 연습하는 과정에서 왼쪽 발목을 접질렸고, 아픈 왼쪽 발목 때문에 힘이 많이 들어간 오른쪽 발목에 물이 차고 염증이 생겨 양쪽 발목이 모두 고장이 났다.

이시형은 "두 발목 모두 정상이 아니라 최악의 결과가 나올까 걱정했다.

그래서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기권까지 생각했다"라며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포기할 수 없어서 치료를 병행하면서 경기를 치렀다"고 말했다.

주니어 무대를 졸업해야 하는 나이가 된 이시형은 "그래도 이번 시즌은 만족스러웠다"고 돌아봤다.

이시형은 지난해 9월 치러진 주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개인 최고점(218.31점)을 기록하며 은메달을 따냈다.

자신의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첫 메달이었다.

그는 "이번 시즌은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주니어 그랑프리에 몇 년째 나갔지만 성적이 없다가 마지막 나이에서 메달 하나를 따냈다"라며 "계속 잘하지는 못했지만 이번 시즌은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3월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이시형은 "동계체전에 이어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까지 대회가 몰려있어서 훈련과 치료를 함께 해야 한다"라며 "다음 시즌을 앞두고 스핀과 점프 훈련에 더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