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오동도 단체 관광객 줄어 '한산'…식당 예약 취소 잇따라
인기몰이 목포 해상케이블카도 탑승객 '뚝'

"관광객들이 간혹 오는데 마스크를 하고 있어서인지 도무지 사 먹지 않아요"
7일 오전 동백꽃 군락지로 유명한 전남 여수시 오동도 앞에서 분식을 파는 임모(56)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평소 같으면 단체 관광객들이 타고 온 관광버스와 승용차들이 몰려 혼잡할 주차장도 텅 비어 한가로운 모습을 보였다.

'여수 밤바다'와 함께 명물로 떠오른 해상 케이블카 입구 주차장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오동도를 오가는 동백 열차 매표소에서는 줄을 서지 않고도 탈 수 있었다.

모처럼 미세먼지 없는 쾌적한 날씨를 보였지만, 오동도를 찾는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어 한가로운 모습이었다.

관광객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채 동백꽃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거나 산책을 즐겼다.

경북 구미에서 온 민은혜(47)씨는 "오래전부터 예정된 가족 여행이라 일정을 맞춰 2박 3일 일정으로 여수를 왔다"며 "뉴스를 보면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관광객이 없어서 안심하고 여행을 즐기는 중"이라고 말했다.

광주에서 온 김수현(43)씨는 "마스크를 쓰고 오긴 했는데 아무래도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면 신경이 쓰인다"며 "장소를 옮길 때마다 손을 씻고 위생에 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동도 관광안내소에서 일하는 이영지(34)씨는 "신종 코로나가 확산하기 전인 3일은 평일에도 200여명이 관광안내소를 방문했는데, 다음날에는 절반가량 줄었다"며 "예년 같으면 중국 단체 관광객 등 외국인들이 많이 오셨는데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바이러스가 확산함에 따라 전남 주요 관광지의 관광객이 줄어드는 추세다.

여수시에 따르면 설 연휴에 엑스포해양공원과 향일암, 여수해상케이블카, 오동도 등 주요 관광지에 18만명이 찾았으나 지난주에는 16만명으로 2만명이 줄었다.

순천지역도 설 연휴 전인 지난달 17∼19일 4만2천명이 찾았으나 지난 주말에는 3만명으로 관광객이 줄었다.

신안 천사대교에 이어 국내 최장 목포해상케이블카와 진도 쏠비치 대명 리조트 개관으로 관광객이 몰려들었던 전남 서남권 관광지도 신종코로나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신안 천사대교 통행량은 지난달 1일 6천600대가 이용했지만, 2월 들어서는 5천800대로 줄었다.

목포해상케이블카는 지난해 말까지 1일 평균 5천명 수준이던 탑승객이 지난달 3천200명으로 줄었고 이달에는 2천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진도 쏠비치도 단체 행사 취소가 이어지고 있고 예약률이 떨어졌다.

쏠비치 관계자는 "2월 단체 행사 20건 중 5건 이상이 취소됐고 3월에는 정식 계약이 없을 정도다.

주말에는 예약률 100%였는데 90% 이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관광객이 줄면서 단체 관광객들의 식당 예약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오동도 인근에서 게장백반을 운영하는 김모(60)씨는 "단체 손님 예약이 하루에 1∼2건씩 취소돼 피해가 막대하다"며 "하루빨리 진정되어야 할 텐데 걱정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