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못 받아 힘들다" 대기업 협력업체 노동자 극단적 선택
대기업 협력업체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임금체불 문제로 고민하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6일 전북 군산경찰서와 민주노총 전북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7시 10분께 군산 미룡동의 한 아파트에서 A(45)씨가 뛰어내렸다.

그는 위중한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A씨는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 동안 국내 한 대기업의 2차 협력업체에서 그라인더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동료들에게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해 힘들다"며 경제적인 고충을 털어놨다고 노조는 전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이날 논평을 내고 "임금체불로 생계를 위협받던 노동자가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이는 다단계로 이뤄진 하청구조 탓"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노동자들에 따르면 이 대기업은 충남에서 공사를 발주해 협력업체에 일감을 하청했고, 이후 2차·3차 협력업체가 파생했다"며 "원청은 책임을 지지 않는 다단계 하청구조가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인과 같이 일한 동료 10여명도 협력업체로부터 임금을 받지 못해 진정을 준비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동부의 철저한 근로감독 및 진정 해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유족과 동료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A씨의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현장을 확인했는데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