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방문력 의심한 의사가 '응급실 감염위기'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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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9서 "의심환자 기준 아니다" 답변에도 "싱가포르서 중국인 만났나" 물어
응급실 입구서 끈질긴 문진으로 음압격리실로 이동시켜 환자들과 분리
"병원 앞 선별진료소에서는 중국이 아닌 싱가포르 방문력만 있어 괜찮다며 응급실로 (환자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재차 확인해보니 그곳에서 많은 중국인과 접촉했다고 해 보호장구를 착용한 채 진료했고, 곧바로 음압격리실로 보냈습니다.
"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콘퍼런스 참석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17번 환자를 진료한 의료진의 '기지'가 아니었으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처럼 대학병원 응급실이 뚫리는 '아찔한' 상황을 맞을 뻔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7번 환자(38세 남성, 한국인)는 지난달 18∼24일 콘퍼런스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했다가 귀국한 후 2월 5일 저녁 신종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6일 한양대 구리병원 의료진에 따르면, 17번 환자가 병원을 찾은 건 설 명절 다음날인 1월 26일 오후 7시께였다.
당시 이 환자는 발열 증상을 호소했는데, 병원 앞 선별진료소에서는 위험지역으로 지정된 중국발 입국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응급실로 환자를 보냈다.
이미 17번 환자에게 신종코로나 증상이 나타났던 만큼, 이 환자가 응급실에 그대로 들어갔다면 다른 응급환자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때 이 환자를 대면한 응급실 담당 A 교수는 '중국은 아니지만, 혹시나' 하는 의문을 가졌다.
이미 그는 며칠 전부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응급실에서 보호장구를 갖춘 채 진료하고 있었다.
그는 우선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에 전화했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신종코로나 위험지역이 아니라서 검사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런데도 A 교수는 환자를 응급실 입구에 세워둔 채 끈질기게 2차 문진을 했다.
싱가포르 학회에서 접촉한 사람들이 혹시 중국인은 아니었는지, 중국에서 온 참석자들은 주로 어디에 사는 사람들인지 등을 물었다는 게 A 교수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17번 환자가 참석했던 콘퍼런스에서 중국 상하이에서 온 사람들과 밀접하게 접촉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A 교수는 기자에게 "싱가포르 방문력이긴 한데, 중국인 방문도 많은 나라라서 혹시라도 모를 접촉을 확인하기 위해 응급실 입구에서 추가로 문진을 했다"면서 "이미 우한 시민들이 상하이로 많이 이동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터여서 상하이에서 온 중국인들을 많이 만났다는 말에 신종코로나 감염을 의심했다"고 말했다.
이런 A 교수의 의심은 결국 응급실에 들어갈 뻔한 17번 환자를 응급실 옆에 만들어둔 '음압격리실'로 옮기게 했다.
A 교수는 "1339에서는 거듭된 질문에도 의심환자 기준이 아니라고 했지만, 혹시 모를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었다"면서 "만약 그때 17번 환자를 응급실로 들여 진료했다면 지금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까 하는 아찔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병원의 대응도 주효했지만, 17번 환자가 방역마스크를 쓴 채 이동하는 등 선제적으로 예방조치를 한 점이 인상 깊다"며 환자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나 17번 환자는 위험지역발 입국자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이날 음압격리실에서 퇴원했다.
그러다가 싱가포르 콘퍼런스 참석자 중 확진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4일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진료 후 검사를 받아 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부의 현 위험지역 분류 때문에 신종코로나 진단이 1주일 이상 늦어지고, 추가 감염 사례가 나올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정부는 6일 중국 방문력과 관계없이 의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의심할 경우 '의심환자'(의사환자)로 분류해 진단 검사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응급실 입구서 끈질긴 문진으로 음압격리실로 이동시켜 환자들과 분리
"병원 앞 선별진료소에서는 중국이 아닌 싱가포르 방문력만 있어 괜찮다며 응급실로 (환자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재차 확인해보니 그곳에서 많은 중국인과 접촉했다고 해 보호장구를 착용한 채 진료했고, 곧바로 음압격리실로 보냈습니다.
"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콘퍼런스 참석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17번 환자를 진료한 의료진의 '기지'가 아니었으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처럼 대학병원 응급실이 뚫리는 '아찔한' 상황을 맞을 뻔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7번 환자(38세 남성, 한국인)는 지난달 18∼24일 콘퍼런스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했다가 귀국한 후 2월 5일 저녁 신종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6일 한양대 구리병원 의료진에 따르면, 17번 환자가 병원을 찾은 건 설 명절 다음날인 1월 26일 오후 7시께였다.
당시 이 환자는 발열 증상을 호소했는데, 병원 앞 선별진료소에서는 위험지역으로 지정된 중국발 입국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응급실로 환자를 보냈다.
이미 17번 환자에게 신종코로나 증상이 나타났던 만큼, 이 환자가 응급실에 그대로 들어갔다면 다른 응급환자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때 이 환자를 대면한 응급실 담당 A 교수는 '중국은 아니지만, 혹시나' 하는 의문을 가졌다.
이미 그는 며칠 전부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응급실에서 보호장구를 갖춘 채 진료하고 있었다.
그는 우선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에 전화했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신종코로나 위험지역이 아니라서 검사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런데도 A 교수는 환자를 응급실 입구에 세워둔 채 끈질기게 2차 문진을 했다.
싱가포르 학회에서 접촉한 사람들이 혹시 중국인은 아니었는지, 중국에서 온 참석자들은 주로 어디에 사는 사람들인지 등을 물었다는 게 A 교수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17번 환자가 참석했던 콘퍼런스에서 중국 상하이에서 온 사람들과 밀접하게 접촉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A 교수는 기자에게 "싱가포르 방문력이긴 한데, 중국인 방문도 많은 나라라서 혹시라도 모를 접촉을 확인하기 위해 응급실 입구에서 추가로 문진을 했다"면서 "이미 우한 시민들이 상하이로 많이 이동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터여서 상하이에서 온 중국인들을 많이 만났다는 말에 신종코로나 감염을 의심했다"고 말했다.
이런 A 교수의 의심은 결국 응급실에 들어갈 뻔한 17번 환자를 응급실 옆에 만들어둔 '음압격리실'로 옮기게 했다.
A 교수는 "1339에서는 거듭된 질문에도 의심환자 기준이 아니라고 했지만, 혹시 모를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었다"면서 "만약 그때 17번 환자를 응급실로 들여 진료했다면 지금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까 하는 아찔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병원의 대응도 주효했지만, 17번 환자가 방역마스크를 쓴 채 이동하는 등 선제적으로 예방조치를 한 점이 인상 깊다"며 환자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나 17번 환자는 위험지역발 입국자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이날 음압격리실에서 퇴원했다.
그러다가 싱가포르 콘퍼런스 참석자 중 확진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4일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진료 후 검사를 받아 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부의 현 위험지역 분류 때문에 신종코로나 진단이 1주일 이상 늦어지고, 추가 감염 사례가 나올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정부는 6일 중국 방문력과 관계없이 의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의심할 경우 '의심환자'(의사환자)로 분류해 진단 검사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