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두둔 WHO 총장 "지금 도움 되는 행동 하자"며 비판 외면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가 계속 확산하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 내부에서 중국의 초기대응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5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에 따르면 WHO 자문기구인 긴급위원회의 일원인 호주 커튼 대학의 존 매켄지 명예교수는 "중국이 우한에서 열린 주요 회의 때문에 (환자) 숫자에 대해 침묵하려 했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보고가 매우 적었거나 소통이 매우 부족했던 시기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감염성 열대 질환 전문가인 매켄지 명예교수는 중국이 초기 대응 과정에서 신속하게 감염사례를 보고하지 않은 점에 대해 "비난받을 만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더타임스는 매켄지 교수의 발언은 지난달 말 신종코로나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도 중국의 대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WHO의 공식 입장과는 매우 다른 것이라고 전했다.
더타임스는 공식적인 감염사례 추이가 지난달 중순 며칠간 변하지 않은 상태였으며, 당시는 우한(武漢)이 속한 후베이성이 지방 양회를 열었던 시기라고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은 해당 시기에 이를 위해 실제 감염사례 규모를 은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심각한 보건 위기 때문에 지방 양회가 가려지지 않도록 했다는 것이다.
AP통신 역시 매켄지 명예교수가 중국의 초기 대응이 비난받을만하고 감염사례가 신속하게 보고되지 않았으며 만약 중국이 이를 은폐했다면 감염사례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초기 대응 단계에서 중국 당국의 잘못이 있다는 관련 지적에 대해 "지금 그것이 도움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오늘 할 수 있는 행동을 하자"고 말하며 매켄지 명예교수의 지적을 일축했다.
그는 지난 4일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HO 집행이사회 행사에서 중국의 조처로 신종 코로나가 심각하게 해외로 확산하는 것을 막았다고 주장하며 중국의 조처를 거드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이미 중국 내부에서도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초에 신종 코로나 발생 사실과 그 규모를 당국이 시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됐으며 일부에선 이와 관련해 당국의 강력한 언론 통제와 관료주의를 문제 삼기도 했다.
공산당 선전부는 이번 주에 관영 언론에서 일하는 기자 300명을 감염사례가 많은 지역에 배치했다.
여론이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요구로 당국에 비판적인 보도는 인터넷에서 삭제됐다고 더타임스는 설명했다.
중국 공안부 대변인은 "우리는 국내외에서 적대적인 세력에 의한 모든 방해 행위를 엄중히 단속해야 한다"며 "신종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우리는 의견 불일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6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2만8천18명, 사망자는 563명이라고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