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일 성동구 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성동구 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로 들어온 중국인 여행객 중에서 처음으로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나왔다. 정부가 중국발 전면 입국금지를 주저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6일 우한폐렴 확진자가 4명 추가 발생했다. 이로써 국내 확진자는 23명으로 늘었다.

한국인 환자가 3명, 중국인이 1명이다. 특히 4명 중에선 가족이나 접촉자로부터 2차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3명에 달한다.

정부가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우한시를 포함한 후베이(湖北)성에서 온 모든 외국인(중국인 포함)의 입국을 제한하기로 했지만 정치권에선 구멍 뚫린 대책이란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4일 0시부터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한국 입국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한중 간 관계 악화를 우려해 중국 방문 입국자 제한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다른 나라들이 잇달아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수 야권에선 이번 대책이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이미 중국 정부가 후베이성에 대한 봉쇄령을 내린 지 2주가 지난 상황이다. 또 후베이성 체류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마땅히 없다. 국내에 입국하려는 중국인이 후베이성 체류 사실을 자진신고 하겠느냐는 지적이다.

자유한국당은 대책이 발표된 당일 논평을 통해 "가장 크게 지적돼야 할 점은 입국 금지 대상 지역을 우한폐렴의 진원지인 '후베이성으로 한정'했다는 대목"이라며 "우한폐렴은 중국 후베이성 뿐 아니라 중국 전역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상황이다. 저장성, 광동성, 허난성, 충칭시, 후난성, 안후성, 장시성 등 확진자가 100명을 돌파한 지역만 해도 여러 지역에 이르고 있으며 확진자는 하루가 다르게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후베이성 입국만을 막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으며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정부가 입국 제한 조치를 시행한 첫날, 국내에 들어온 중국발 항공기 5편에서 입국이 거부된 사례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