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추정치 1.4∼2.5명 상회…"슈퍼전파자 등장 땐 더 높아질 듯"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1명이 만들어내는 최대 감염자 수가 3.6명까지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보통 감염병 환자 1명이 다른 사람한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감염력은 '재생산지수'(R)라는 개념으로 추정한다.

이 수치가 1이면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만 바이러스를 감염시킨다는 의미다.

재생산지수가 높아질수록 감염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재생산지수는 각각 0.4∼0.9명, 4명이었다.

다만, 메르스의 경우 2015년 한국에서 유행할 당시만 보면 재생산지수가 4명에 달했다.

"중국 신종코로나 1명이 최대 3.6명 전파…한국 '메르스' 수준"
6일 국제감염질환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 최신호(1월 30일자)에 따르면, 홍콩대 연구팀은 지난달 10∼24일 중국 내 신종코로나 환자 발생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재생산지수를 최소 2.24명에서 최대 3.58명으로 추산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재생산지수를 1.4∼2.5명으로 추정한 것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앞서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연구팀과 중국 광저우질병예방통제센터는 신종코로나 환자의 재생산지수를 각각 2.6명, 2.9명으로 제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광범위한 검역과 이동제한, 감염예방활동(손씻기, 마스크착용, 장갑착용 등), 빠른 진단과 격리 치료 등이 유행 초기에 확실히 이뤄지지 못해 중국 내 신종코로나 재생산지수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제갈동욱 교수는 "감염병 발생에 늦게 개입하면 같은 조처를 해도 유행이 확산하고, 심지어는 막기 힘든 상황이 될 수도 있다"면서 "더욱이 보통의 재생산지수 계산에 빠진 슈퍼전파자까지 포함한다면 유행 기간이 길어질수록 재생산지수는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