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페 데이' 맞아 펄펄…현대캐피탈전서 양팀 최다 25득점 활약
'10연승 주역' 우리카드 펠리페 "우승 기회, 꼭 살리고 싶어"
고국 브라질의 기운을 등에 업은 라이트 공격수 펠리페 알톤 반데로(32·등록명 펠리페)가 우리카드의 10연승을 이끌었다.

우리카드는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남자 프로배구 V리그 5라운드 홈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10연승을 질주했다.

승리의 주역은 우리카드의 외국인 선수 펠리페였다.

펠리페는 블로킹 2개, 서브 1개를 더해 양 팀 최다인 25득점(공격 성공률 46.80%)으로 활약했다.

범실은 3개에 그쳤다.

현대캐피탈의 다우디 오켈로 역시 23점에 공격 성공률 53.48%를 올렸지만 범실은 7개에 달했다.

영양가 면에서는 펠리페가 앞섰다.

우리카드에는 두 자릿수 연승이 걸린 경기였다.

또한 선두 수성을 위한 최대 고비였다.

펠리페에게는 더욱 힘을 내야 할 이유가 또 있었다.

우리카드는 이날 펠리페를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루이스 로페스 주한브라질대사를 포함해 한국 거주 브라질 교민 등 약 20여명을 경기장에 초대했다.

경기장 곳곳에는 브라질 국기를 걸었다.

4라운드 최우수선수(MVP)인 펠리페는 물 만난 고기처럼 펄펄 날았다.

펠리페는 1세트에서 9득점, 2세트에서 8득점, 3세트에서도 8득점 하는 등 꾸준한 활약으로 완승을 견인했다.

특히 매 세트 접전이 펼쳐진 이 날 경기에서 승부처마다 귀중한 득점을 올리며 특별한 손님들을 실망하게 하지 않았다.

우리카드는 이날 승리로 구단 창단 이후 최다인 10연승을 질주하고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2위 대한항공(승점 50)과의 격차도 승점 6으로 벌렸다.

우리카드가 9일 대한항공전에서 승리하면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위한 8부 능선을 넘는다.

경기 후에 만난 펠리페는 구단이 마련해준 이벤트에 적잖게 감동한 눈치였다.

그는 "지난해 9월에 한국에 온 뒤로 브라질 사람들을 많이 보지 못했다"며 "특히 아내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더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많은 브라질 사람들의 응원을 받아 너무 기쁘다"며 "이런 이벤트를 열어준 구단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펠리페는 V리그에서 3번째 시즌을 맞지만 매 시즌 다른 유니폼을 입었다.

2017-2018시즌은 한국전력, 2018-2019시즌에는 KB손해보험에서 뛰었고 2019-2020시즌에는 우리카드에 자리를 잡았다.

부진한 팀 성적과 함께 V리그의 '저니맨'으로 전락했다.

펠리페는 다른 리그에서도 우승을 맛보지 못했다.

하지만 펠리페는 우리카드에서 신영철 감독을 만나 기량이 쑥쑥 늘었다.

자신의 힘으로 만든 우승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는 "브라질리그에서 뛸 당시 16연승까지 해봤지만, 그때도 우승은 못 했다"며 "이번에는 꼭 우승 기회를 살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