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들, 사태 장기화 시 자금 압박 우려…현대차 노사, 지원책 고민
현대차 휴업에 협력업체 불똥…'장기화할까' 긴장
"불과 2주 전 설 연휴 때도 놀았는데, 다시 가동을 중단해야 하니 막막하죠. 그저 지켜보는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여파로 현대자동차 생산라인이 멈춰서면서 협력업체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적기공급생산(Just In Time·JIT) 시스템인 자동차 산업 특성상 납품할 제품을 미리 생산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협력업체들은 임금이나 설비 유지비 등 고정비 부담을 걱정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신종코로나 사태로 배선 뭉치인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rness)를 생산하는 협력업체 중국 생산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4일부터 제네시스와 포터 생산라인 휴업에 들어갔다.

현대차 휴업은 순차적으로 모든 공장으로 확대돼 7일에는 모든 공장이 멈춘다.

현대차 측은 이달 10∼10일까지 휴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차가 휴업에 들어가면서 협력업체들도 바싹 긴장한 모습이다.

현대차 협력업체는 1차 밴더만 360여 개에 이른다.

현대차에 각종 내장재를 납품하는 울산의 한 중견업체는 당장 근로자 임금이 걱정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생산도 못 하는데 근로자들을 투입할 수는 없다"며 "휴업 기간에 따라 지급해야 할 비용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차량 옵션에 따라 원청인 현대차가 원하는 부품과 물량이 다르고, 생산해도 납품까지 보관할 장소가 없기 때문에 공장을 가동할 처지가 아니다.

이 업체는 현대차가 구체적 휴업일과 기간을 보내오면 통상임금의 70%를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현대차 휴업에 협력업체 불똥…'장기화할까' 긴장
자금 사정이 열악한 2·3차 협력업체는 부담이 더하다.

경주에 있는 한 2차 협력업체는 당장 6일부터 휴업하고 근로자 80명가량에 휴업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닷새 정도 가동이 멈출 것 같다"며 "휴업이 장기화하면 자금 압박을 견디기 쉽지 않아 걱정이다"고 말했다.

다른 협력업체들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일단 현대차에서 협력업체별 휴업 계획을 알려올 때까지 생산은 이어가지만 언제, 얼마나 휴업을 해야 할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협력업체들은 라인별 생산량 등을 확인하면서 생산 일정을 조정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협력회 관계자는 "얼마 전 설 연휴를 보냈기 때문에 근로자들을 휴가 보낼 수도 없는 상황이다"며 "휴업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종코로나 사태가 빨리 진정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사는 4일 열린 실무협의에서 협력업체를 지원한 다양한 방안을 찾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