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지역 출신 인사에 '특혜' 부여·예산 허위 편성도 종용"
감사원 "국토정보공사 임원, 인사개입·예산전횡"…해임 요구
한국국토정보공사(LX) 임원이 인사와 예산 전횡을 저지르다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감사원은 추석 전후 공직기강 해이 여부 점검을 위해 지난해 9월 2∼30일 실시한 감사 결과를 담은 '취약시기 공직기강 점검 감사 보고서'를 4일 공개했다.

감사 결과 지난 2018년 3월 LX 감사실 업무 총괄 임원으로 부임한 A씨가 인사에서 특정 지역 직원에게 특혜를 주려하거나 허위 예산 편성, 특정 단체에 대한 기부 요구 등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A씨는 작년 정기인사를 앞두고 실무자 B씨에게 출신지 정보가 포함된 1·2급 승진후보자 자료를 작성할 것을 지시했다.

A씨는 B씨가 자료를 만들어오자 "본부장급 중 ㄱ도(道) 출신은 많은 반면 ㄴ도 출신은 없다"고 말하면서 ㄱ지역 출신 인사에는 'X'표를, ㄴ지역 출신 인사에는 'O'표를 한 자료를 담당 임원에게 전달했다.

A씨는 이후 실무부서가 보고한 인사발령안을 두고 "요구대로 인사를 하지 않았다"며 전면 재검토지시를 했고, 이 과정에서 A씨의 요구대로 일부 인사가 이뤄지기도 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같은 A씨의 행위가 직무 권한을 넘은 부당한 요구일 뿐 아니라 출신지역에 따른 인사 특혜나 차별을 야기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A씨는 예산 허위 편성도 종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지난 2018년 11월 휴양소 부지 매입 예산을 편성하도록 요구했고, 실무자가 방만 경영 지적을 받을 우려가 있어 편성이 불가능하다고 보고하자 드론 비행장 부지 매입 명목으로 휴양소 부지 매입 예산을 허위 편성하도록 했다.

드론 비행장 부지 매입 관련 예산이 편성되자 A씨는 수차례에 걸쳐 이 예산으로 휴양소 부지를 매입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A씨는 LX의 연말 기부금을 자신과 관련된 단체에 기부할 것을 요구하거나 각종 계약에 개입하기도 했다.

그 결과 LX는 A씨가 요구한 단체 31곳 중 수익사업을 하고 있어 기부금을 받지 못하는 단체 3곳을 뺀 28곳에 3억8천100만원을 기부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아는 업체를 소개하거나 연락처를 건네주는 방식으로 임시주차장 조성 공사와 현수막 제작 등의 계약에 부당개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획재정부 장관에 A씨를 해임 처분 할 것을 요구했다.

/연합뉴스